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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첫 로열티로 경쟁력 입증···의료기기 협력까지 발 넓혀

서울경제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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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K바이오 <4> 결실 맺는 오픈이노베이션
렉라자 1~3분기만 93억 로열티
기술이전 넘어 판매 수익 받아내
대웅제약 병상모니터링 '씽크'는
테크기업 혁신 상품에 유통 결합
연내 2만 병상 수주 등 폭풍성장


유한양행의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이 올해 처음으로 해외 로열티 수입을 받았다. 로열티는 의료진이 상용화에 성공한 신약을 실제 처방해 판매된 경우에 발생한다. 신약 개발 기업의 최종 수익원인 셈이다. 빅파마인 존슨앤드존슨(J&J)과 국내 기업인 유한양행·오스코텍·제노스코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일궈낸 성과다. 유한양행의 로열티 수입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K바이오 입장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실효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 1~3분기 누적 93억 원의 로열티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렉라자는 2018년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 수출된 후 지난해 8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글로벌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올 들어 본격적으로 로열티 수입이 유입됐다. 유한양행은 J&J로부터 렉라자 글로벌 매출의 약 10~15%를 로열티로 받는다. 국내 오픈이노베이션의 목표가 기술이전 후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입을 넘어 허가 후 실제 판매에서 발생하는 로열티를 받는 것임을 고려하면 렉라자는 국내 신약 중 처음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이호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렉라자와 또 다른 항암제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지난달 미국 국립 종합 암 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의 선호 요법에 등재됐다"며 "본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로열티 수익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성과를 내면서 국내 기업들의 협력도 한층 강화됐다. 가장 활발한 곳은 셀트리온이다. 올 11월 미국 바이오테크 카이진과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항체 기반 신약 후보 물질 2종에 대해 최대 1조 620억 원 규모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국내 바이오테크 포트래이로부터는 1259억 원 규모로 공간전사체 및 인공지능(AI) 분석 플랫폼 ‘포트래이타깃’을 도입해 신약 탐색에 나섰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개발에 나선 셀트리온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기술도입에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중국 업체 프론트라인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개발 파트너십을 맺고 후보물질 2종의 공동 개발권을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위스콘신대 기술이전기관(WARF)로부터 전임상 단계의 항암 방사성의약품(RPT)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특히 올해는 지분투자나 기술이전 등 신약 개발 영역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의 유통망과 테크 바이오 기업의 혁신 상품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이 확대됐다. 씨어스테크놀로지의 환자모니터링 시스템 ‘씽크’는 전국 병원 유통망을 보유한 대웅제약이 영업·마케팅을 맡으면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3000병상, 3분기 6000병상에 설치됐으며 연말까지 1만 2000병상에 설치돼 누적 설치 병상이 2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의 실적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올 1~3분기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에서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2% 성장한 363억 원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탄한 유통망을 갖췄지만 혁신상품이 부족한 제약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매출 성장 돌파구”라며 “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지분투자·공동개발·판매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의 검증된 ‘선구안’을 통한 바이오 벤처 투자는 성장이 정체된 제약사 입장에서는 비교적 성공 확률이 높은 투자”라며 “내년에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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