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구글 8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TPU v8) 탑재를 위해 진행한 브로드컴 성능 검증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주도권 확보에 청신호를 켰다. 내년 출시 예정인 구글 TPU v8 성능 검증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동작 속도와 발열 제어 능력을 입증하며 기술 우위를 굳혔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추격자 입장이었던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올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브로드컴과 진행한 시스템인패키지(SiP)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내년 구글 물량 확보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와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독식하던 시장은 구글 TPU 등 주문형반도체(ASIC)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체 AI 가속기 시장에서 GPU와 ASIC 비중은 올 해 7대3 수준이다. 내년에는 6대 4 수준으로 좁혀지고 내후년에는 5대5로 대등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AI 산업의 축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며 ASIC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구글은 이 시장의 절대 강자다. 2013년부터 자체 칩을 설계해온 구글은 최근 외부 판매를 선언했다.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0’의 성능이 챗GPT를 위협하며 TPU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메타 등 빅테크들이 앞다퉈 구글과 구매 협상을 벌일 정도다. 구글은 TPU v7e와 v8 등 차세대 라인업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를 끌어내려 한다.
삼성전자가 이번 테스트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경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일괄 수주(턴키)’ 경쟁력이 있다. HBM4는 이전 세대 제품과 달리 고객사 요구에 맞춰 로직 다이(Logic Die)를 설계하는 등 커스텀 HBM 시대를 본격화한다. 메모리 생산부터 패키징까지 한 번에 처리 가능한 삼성전자의 통합 솔루션이 브로드컴과 구글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공급망 효율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공정 최적화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여세를 몰아 구글 공급망에서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000660)를 넘어설 태세다. 올 해는 양 사 공급량이 비슷하거나 SK하이닉스가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상반기 고전했던 삼성전자가 HBM3E 재설계로 하반기 공급을 늘리며 뒷심을 발휘한 덕이다. 내년 승부처인 HBM4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술 우위를 앞세워 SK하이닉스를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이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HBM 시장점유율도 수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올 해 3분기 삼성 점유율을 22%로 집계했다.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KB증권은 2026년 삼성전자 HBM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03%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평균 성장률인 32%를 6배 웃도는 수치다. 내년 삼성전자 점유율은 35%를 기록하고 매출은 약 2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 능력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HBM4 핵심인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6세대(D1c) D램 생산 기지인 평택캠퍼스 4공장 4구역 준공을 내년 1분기로 앞당긴다. 애초 2027년 1분기 예정이었다. 낸드와 D램 혼용 생산을 계획했던 4공장 2구역도 6세대 D램 전용 라인으로 구축하기로 확정했다. 폭증하는 수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실적 퀀텀 점프도 앞두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00조 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예상 매출은 약 420조 원이다. 올해보다 80조 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BM3E로 신뢰를 회복한 삼성전자가 HBM4에서 기술적 초격차를 증명했다”며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턴키로 제공하는 삼성만의 솔루션이 내년 빅테크들의 수요와 맞물려 폭발적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사업이 호조세로 올라서며 직원들의 성과급도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에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예상 지급률을 공지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OPI는 연봉의 43~48%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14%) 대비 세 배 넘게 오른 수준이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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