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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엔 퍼주면서” 유명 가수 SNS에 정부 비판했다가 체포…‘오일부국’에 무슨 일이?

헤럴드경제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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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로이터]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명 가수 팔라 알마스레드는 지난 10월 SNS에 올라온 영상에서 장애인인 자신의 여동생이 사회보장급여 지급을 거부당했다며 사우디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시민으로서 불편한 점에 대해 불평할 권리가 있다. 이 나라는 (해외 원조에는) 수십억을 퍼준다”라고 말했다. 영국 인권단체 ALQST에 따르면, 그 같은 영상이 올라오고 한 달 뒤 알마스레드는 체포됐다.

기름을 팔아 쌓은 막대한 부로 국민들에게 넉넉하게 복지 혜택을 줬던 사우디가 복지를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불만 여론 확산을 차단하려 유명 가수까지 체포하는 등 강경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 미디어 규제 당국은 ‘폭력적 내용’을 퍼트렸다는 이유로 이달에만 9명에게 벌금형을 내리고 이들의 SNS 계정을 차단했다. 또 지난달에는 “여론을 선동하려고 조직적으로 정보를 퍼트렸다”며 6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에게 적용된 법은 사이버 범죄 처벌법. 이에 따르면 최대 80만 달러(11억4000만원)의 벌금 혹은 5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불만이 터져나온 것은 사우디 정부가 사회 보장 제도를 손질하려는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정부 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민간 부문 일자리를 갖도록 유도하려는 목표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복지 수혜 자격을 대폭 축소해 많은 국민들이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현직 장관의 사촌이자 금융 재벌 ‘금수저’인 야지드 알라지히가 지난 10월 전용기에서 “우리는 통치자에 대한 부정적 얘기를 들어줘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는 것을 찍어 올린 영상은 대중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서민의 어려움을 도외시한다는 비난에 그의 계열사를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어지기도 했다.

사우디 당국이 SNS까지 단속하며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최근 기조와는 어긋나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그는 최근 10년 간 사회 자유화, 오락 규제 완화를 내세웠으며, 최근 몇달 사이에는 정치범 석방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그와 반대되는 행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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