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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저스 대표 통역 놓고 실랑이…"정상적이지 않아"

SBS 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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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동시통역기 착용 요구에 답변하고 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오늘(30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수차례 목소리를 높이고 불쾌감을 표시해 청문위원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개인정보유출과 자체 조사 의혹, 과로사 은폐 의혹 등을 제기하는 위원들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지난 17일 열린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의 '동문서답'과 오역 지적이 제기된 터라 이번 청문회에서는 동시통역까지 준비됐으나 로저스 대표는 자신이 대동한 통역사의 통역에 의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청문회 개의 직후 최민희 위원장이 동시통역기 사용을 여러 차례 요구하자 "통역사의 대동을 허락받았다", "제 통역사를 사용하고 싶다"고 맞섰고 나중에는 "정상적이지 않다. 이의제기하고 싶다"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쿠팡 측 통역에게 "지난번에 중소상공인들에게 대출해 주는 이자에 대한 질문 있었다. 로저스 대표가 '로이스트 레이트'(lowest rate·가장 낮은 이율)라고 했는데 그때 (의원들에게) 어떻게 통역했느냐"고 물었고 통역은 "'낮은 편에 속한다'고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했다. 그렇게 통역하면 안 된다. 그렇게 윤색해서 통역하시면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쿠팡의 창업자이자 실소유주인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 그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대표 등 핵심 세 명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위원들의 질의는 로저스 대표에 집중됐습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쿠팡 새벽배송을 하다 사고로 숨진 고 오승용 씨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박대준 전 쿠팡 대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쿠팡 새벽배송을 하다 사고로 숨진 고 오승용 씨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로저스 대표는 위원들의 질문에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달 제주에서 쿠팡 새벽 배송을 하다 사고로 숨진 택배 노동자 고 오승용 씨 유족의 사과 요구에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했지만, 산업재해 인정과 보상을 요구하는 말에는 "(가족 대표자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같은 대답만 반복했습니다.


창업주 김범석 의장에 대한 질의에는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직접 언급을 피한 채 옹호하는 모습도 여전했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김범석 의장이 사태에 책임이 있나'라는 민주당 정일영 위원의 질의에는 김 의장에 대한 언급 없이 "저는 쿠팡의 한국 대표로서 이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고 장덕준 씨 과로사와 관련해 김 의장이 노동 강도를 축소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한 증거가 여러 차례 제시되자 로저스 대표는 증거가 나올 때마다 "이 문서들의 진위가 확인된 바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역시 증인으로 출석한 박대준 대표도 이 사안과 관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가 최 위원장으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관련 조사와 관련해 '김 의장은 무엇을 했나'라는 질문에도 "쿠팡의 자체 조사는 없었다. 정부의 지시에 따라 했던 조사다. 왜 이 점을 부인하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김 의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최 위원장은 로저스 대표를 향해 "대화가 안 된다"거나 "답변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고, 나아가 "김범석 씨는 왜 한국말의 함의를 모르는 사람을 내세워서 왜 이런 장난질을 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청문위원들이 '예, 아니오'식 단답을 요구하자 위원들의 질의를 끊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영문 사과문에 쓰인 '

[정준호 기자]

false'(폴스·사실이 아닌) 표현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한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저희가 정부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는 허위 정보(miss information)가 있다. 저희가 자의적으로 했다고 생각하십니까"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발언하면서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기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질의를 한 정일영 위원이 "됐다. 그만하라"며 답변을 끊자 그는 "그만합시다"(Enough)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정준호 기자 junho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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