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AI 붐이 만든 ‘페이퍼 억만장자들’…실리콘밸리 세대교체 이뤄지나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wonc@mk.co.kr)
원문보기
‘2030’ 창업주 억만장자 합류
비상장 주식평가 수십조 달해
“성과 못내면 사라질 것” 경고


스케일AI의 CEO인 알렉산더 왕. 메타가 스케일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하며 그는 28살의 나이에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사진=스케일AI]

스케일AI의 CEO인 알렉산더 왕. 메타가 스케일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하며 그는 28살의 나이에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사진=스케일AI]


인공지능(AI) 붐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오픈AI의 샘 올트먼에 이어 설립한 지 수년 되지 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까지 억만장자 반열에 올려놓고 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의 자산은 아직 비상장 주식 평가에 따른 ‘종이 위 부(富)’로 기업이 실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AI 투자 열기가 정점을 찍으면서 소규모 스타트업 창업자들 가운데서도 새로운 억만장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1990년대 말 닷컴 붐 당시 신흥 부호들이 이후 실리콘밸리 권력층으로 자리 잡았던 것처럼, 향후 기술 산업의 주요 투자자이자 의사결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데이터 라벨링 기업 스케일AI의 공동창업자 알렉산더 왕과 루시 궈다. 스케일AI는 지난 6월 메타로부터 14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급등했다. 또 AI 코딩 도구 ‘커서’를 개발한 스타트업 애니스피어는 지난달 27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투자 유치를 마치며 공동창업자 마이클 트루엘과 동료들을 단숨에 억만장자 대열에 올려놓았다.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 피규어AI, 법률 AI 소프트웨어 기업 하비, AI 연구소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 씽킹 머신스 랩 등도 창업자들이 최소 수억 달러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올해 들어 비상장 기업 가치가 급등하면서 창업자 지분 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속도’가 과거와 다르다고 평가한다. 일론 머스크가 억만장자가 되기까지는 페이팔 매각 이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거치며 수년이 걸렸지만, 상당수 AI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후 3년도 채 안 돼 억만장자 지위에 올랐다.

오픈AI 출신 미라 무라티가 올해 2월 설립한 씽킹 머신스 랩은 제품을 내놓기 전인 6월에 이미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또 다른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세운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는 아직 상용 제품이 없지만 올해 20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32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부의 지속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사파이어 벤처스의 파트너 자이 다스는 NYT에 “1890년대 철도 재벌과 비슷한 현상”이라며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지, 어떤 창업자가 진짜 억만장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령대 역시 특징적이다. 스케일AI의 왕은 28세, 퍼플렉시티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는 31세다. AI 데이터 스타트업 머코는 22세 창업자들이 회사를 세워 최근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이는 구글과 페이스북을 창업한 20대 창업자들이 부를 쌓았던 과거 테크 붐과 유사한 장면이라는 평가다.

성별 편중도 두드러진다. 이번 AI 붐에서 억만장자가 된 인물 대부분은 남성으로, 여성 창업자는 루시 궈, 미라 무라티 등 소수에 그쳤다. 워싱턴대의 기술사 연구자 마거릿 오마라는 “AI 붐이 부의 집중뿐 아니라 참여자의 동질성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AI 스타트업의 고평가가 이어지는 현 국면에서, 이들 신흥 억만장자들이 실제로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리콘밸리 권력 지형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광주 전남 행정통합
    광주 전남 행정통합
  2. 2은애하는 도적님아
    은애하는 도적님아
  3. 3김민석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김민석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4. 4트럼프 네타냐후 회담
    트럼프 네타냐후 회담
  5. 5통일교 쪼개기 후원
    통일교 쪼개기 후원

매일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