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올해 통신 시장은 해킹으로 시작해 해킹으로 끝났다. 이통3사가 잇따라 대형 정보유출·보안 사고를 겪으며 신뢰와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다만 인공지능(AI) 사업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났다. 이통3사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 사업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이통3사는 잇따라 겪은 해킹과 정보 유출 사고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금전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보안 문제는 실적과 경영 전반으로 번졌다.
올해 통신 시장은 해킹으로 시작해 해킹으로 끝났다. 이통3사가 잇따라 대형 정보유출·보안 사고를 겪으며 신뢰와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다만 인공지능(AI) 사업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났다. 이통3사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 사업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해킹' 휩쓴 통신업계…보안이 실적으로 직결
홍범식 LGU+ 대표, 유영상 SKT 대표, 김영섭 KT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
올해 이통3사는 잇따라 겪은 해킹과 정보 유출 사고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금전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보안 문제는 실적과 경영 전반으로 번졌다.
지난 4월에는 SK텔레콤의 유심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서버에 저장돼 있던 유심 정보 약 9.82GB가 외부로 유출됐고, 가입자식별번호(IMSI) 기준 2696만건에 달하는 초대형 사고로 번졌다. 전국 매장에는 유심 교체 수요가 몰리며 혼란이 이어졌고, 민관합동조사단은 암호화 미비 등 관리 부실을 확인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3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SK텔레콤은 해지 위약금 면제와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향후 5년간 7000억원의 보안 투자 계획을 내놨다.
9월에는 KT가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해킹 사태로 도마에 올랐다. 관리망 밖에 있던 펨토셀이 해킹되며 무단 소액결제가 발생했고, 확인된 피해자는 368명, 피해액은 2억4319만원에 달했다. 직접적인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과기정통부는 29일 KT 보안 조치의 총체적인 미흡이 위약금 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밝혔다. KT는 현재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보상안을 검토 중이다.
LG유플러스도 해킹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7월 서버 해킹 의심 정황이 제기된 데 이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사고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 29일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가 관련 서버를 폐기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달 초에는 AI 에이전트 '익시오' 운영 과정에서 내부 직원 실수로 이용자 통화 정보가 외부에 노출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보안 리스크는 실적과 경영으로 이어졌다. 이 여파로 SK텔레콤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양호한 실적을 내던 SK텔레콤과 KT는 최고경영자 교체까지 단행하며 위기 수습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경찰 조사라는 불확실성을 떠안게 됐다.
AI 데이터센터로 반전 모색…성장 가능성 확인
Chat GPT 생성 이미지. [사진=Chat GPT] |
보안 이슈로 홍역을 치렀지만 의미 있는 변화도 있었다.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AI 데이터센터(AIDC)가 통신사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GPU 임차 지원과 GPUaaS 사업을 앞세워 AIDC 매출을 빠르게 늘렸다. 올해 3분기 AIDC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53.8%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수도권과 울산에 이어 국토 서남권으로 AI 데이터센터 거점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특히 AWS와 약 7조원 규모로 공동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최대 1GW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수도권과 지방을 아우르는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기업 고객 수요를 흡수했다. 데이터센터 산업을 맡고 있는 KT클라우드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3% 성장했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가산 AI 데이터센터는 2030년까지 500MW 이상의 인프라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용량 확충을 지속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평촌2센터 가동률 증가와 설계·구축·운영(DBO) 사업 확대로 AIDC 3분기 매출이 14.5% 늘었다. LG유플러스는 파주에 50MW 규모 AIDC를 건설 중이며 2027년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또 코람코자산운용과 손잡고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에 진출하는 등 관련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AI 신사업과 데이터센터 매출이 본격 반영되며 내년 이통3사 합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현재 이통3사가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은 약 459MW로 추정되며, 2028년에는 600MW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유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신 3사 모두 공급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AI DC를 국가 기반시설로 육성하는 점을 고려할 때,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경험과 GPU 인프라를 보유한 통신 3사와 관련 자회사들의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I는 이제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산업군에서 핵심 요소가 됐다. 통신사들은 과거부터 산업 환경 변화에 비교적 기민하게 대응해온 경험이 있다. 기본적으로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며 "거기다가 정부의 통신비 절감 정책으로 매출이 정체되고 가입자 확보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지속 성장과 생존을 위해서는 AI를 기반으로 한 전환 사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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