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대건 기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인해전술'이 한국 AI 반도체 생태계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AI 반도체 독립을 외치는 동안, 정작 이들을 받쳐줄 반도체 산업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0개 이상의 새로운 300mm 팹을 건설하거나 가동했다.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 성숙 공정(28나노미터 이상) 생산 능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39%에 달하며, 2027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SEMI는 전망했다. 전 세계 레거시 칩 2개 중 1개가 중국산이 되면서 가격 결정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러한 물량 공세는 즉각적인 가격 파괴로 이어졌다. 디지타임스아시아에 따르면 전력관리칩(PMIC)과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가격은 2024년 초 대비 2025년 말 평균 30~40% 하락했다. SMIC와 화홍은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한국 파운드리 대비 20~30% 저렴한 웨이퍼 가격을 제시하며 팹리스 고객을 뺏어가고 있다고 있다고 전했다. 디램(DRAM) 가격이 연일 오르는 상황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인해전술'이 한국 AI 반도체 생태계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AI 반도체 독립을 외치는 동안, 정작 이들을 받쳐줄 반도체 산업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0개 이상의 새로운 300mm 팹을 건설하거나 가동했다.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 성숙 공정(28나노미터 이상) 생산 능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39%에 달하며, 2027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SEMI는 전망했다. 전 세계 레거시 칩 2개 중 1개가 중국산이 되면서 가격 결정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러한 물량 공세는 즉각적인 가격 파괴로 이어졌다. 디지타임스아시아에 따르면 전력관리칩(PMIC)과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가격은 2024년 초 대비 2025년 말 평균 30~40% 하락했다. SMIC와 화홍은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한국 파운드리 대비 20~30% 저렴한 웨이퍼 가격을 제시하며 팹리스 고객을 뺏어가고 있다고 있다고 전했다. 디램(DRAM) 가격이 연일 오르는 상황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이같은 중국의 레거시 칩 공세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연쇄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일례로 SSD 컨트롤러를 개발하는 파두 같은 경우 중국 YMTC가 낸드플래시와 컨트롤러를 패키지로 묶어 덤핑 판매하고, 맥시오테크가 정부 지원으로 반값 공급하며 데이터센터 시장에 영향을 받게 된다.
또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같은 AI NPU 개발사들은 고성능 칩 구동에 필수적인 PMIC와 MCU 등 주변 칩 생태계가 중국산 초저가 제품으로 채워지면서 국산 칩 조합의 완제품 개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록칩 등 중국 기업들이 NPU 탑재 저가 AI SoC로 온디바이스 AI 시장까지 선점해 가고 있다.
특히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는 레거시 물량 부족으로 가동률이 하락하고 웨이퍼 단가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국내 팹리스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축소와 투자 여력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SSD·NPU·파운드리 동시다발 타격 현실화
이같은 어려움은 이미 공론화되기도 했다. 지난 10일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조기석 DB하이텍 대표는 국내 파운드리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대표는 국내 팹리스가 파운드리 기반 부족으로 대만과 중국 등 해외 파운드리에 내몰리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이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12인치의 경우 삼성전자가 유일하지만 미세 선단 공정에 주력해 40나노 이상 성숙 공정 팹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부 주도의 12인치 레거시 상생 파운드리 조인트벤처 설립과 적극적인 투자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AI칩 머리만 챙기다 다리부터 잘리는 상황"
미국도 중국의 레거시 칩 공세를 주시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중국에 대한 일부 AI 프로세서 판매를 허용했지만, 이는 단기적 조치일 뿐 중국의 자립화 전략을 막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탠퍼드대 스라반티 초두리 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수출 허용을 일시적 기회로 보고 자립화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세정, 식각, 화학기계연마(CMP) 같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이미 높은 자급률을 달성했다. 이코노믹옵저버토리에 따르면 메모리 분야에서는 CXMT와 YMTC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SMIC가 7나노미터 프로토타입 칩을 제재 하에서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믹옵저버토리는 "중국이 핵심 기술에 대한 외국 의존을 '목을 조르는' 전략적 약점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레거시 칩 인해전술이 한국 AI 반도체 생태계의 뿌리를 위협하는 가운데, 첨단 기술 경쟁력 유지와 산업 기반 보호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한국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한국은 소수의 고성능 칩만 남고 전체 산업 저변은 중국에 종속될 것"이라며 "AI 반도체의 머리만 챙기다가 다리부터 잘리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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