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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푸틴 관저 드론 공격” 젤렌스키 “트럼프와 회담 망치려 거짓말”

조선일보 파리=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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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트럼프도 ‘충격’과 ‘분노’ 휩싸여”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알래스카 미군 비행장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알래스카 미군 비행장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러시아는 29일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관저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며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재 중인 종전 협상에 대한 입장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명백한 가짜 정보를 꾸며내고 있다”며 “러시아의 전형적 거짓말 전술”이라고 했다. 젤렌스키와 트럼프가 지난 28일 미 플로리다 트럼프 사저에서 표면적으로 상당 부분 의견 일치를 이룬 듯한 모습을 보이자 러시아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현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장거리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했다며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빌미 삼아 종전 협상을 사실상 회피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라프로브는 28일 심야와 29일 새벽에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드론 91대를 발사했지만 러시아군 방공망이 모두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론들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사됐으며, 추락한 드론 파편으로 인한 사상자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무모한 행동들에 대응 없이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즉각 반박문을 올렸다. 그는 “방금 러시아에서 매우 위험한 발언들이 나왔다”며 “러시아의 독재자 거처가 공격받았다는 식의 명백한 가짜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했다. 그는 “이는 명백히 트럼프와 함께해온 우리의 공동 성과를 무산시키려는 목적”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기 위한 구실을 삼고,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고, 전쟁을 끝내려는 조치를 거부하기 위한 명분”이라고 했다.

트럼프와 젤렌스키는 28일 회담에서 95~100%가량 접근을 이뤘다고 밝혔다. 유럽도 두 정상의 종전안에 호응하면서 서방이 모처럼 결속하는 모습을 보이자 러시아가 ‘거짓말 공작’으로 이를 망치려고 한다는 것이 젤렌스키의 주장이다. 그는 “이는 러시아의 전형적 거짓말 전술”이라며 “러시아는 이미 키이우를 공격했고,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건물까지 타격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외교를 약화시키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지만, 러시아는 항상 그런 행동을 한다”며 “이 점이 바로 그들과 우리를 구분 짓는 차이”라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푸틴 관저를 우크라이나가 기습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가 사실상 러시아를 편들었다고 주장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면서 자신의 관저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고 말 그대로 분노했으며 ‘이런 미친 행동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트럼프가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주지 않아 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우샤코프는 “푸틴은 러시아가 미국과 평화의 길을 찾기 위한 강렬하고 유익한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지만, 앞선 단계에서 도달한 합의와 해결안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재검토될 것”이라고 했다. 돈바스 지역에 비무장지대와 경제자유구역을 설치하고 러·우 군대를 철수시키거나, 우크라이나에 미국·유럽이 나토식 자동 개입을 할 수 있게 하는 안전 보장 방안 등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럽 일각에선 28일 트럼프·젤렌스키 회담이 과거보다 비교적 양호한 분위기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듯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믿을 수 없다”는 기류가 감지되기도 한다. 트럼프가 푸틴에 대해 여전히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음도 사실이고, 전쟁 피해국인 우크라이나와 가해국인 러시아를 동등한 입장에 두고 협상을 ‘중재’하는 듯한 구도는 문제가 있다고 프랑스 르몽드는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가 젤렌스키와 회담 도중 “푸틴도 우크라이나에 관대하며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원한다”고 하거나,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주장하며 “트럼프도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고 말하는 등 상대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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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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