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장들이 2026년 새해를 ‘위기를 넘을 대전환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규제 혁파와 성장 친화적 환경 조성을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9일 신년사에서 “혁신하는 기업이 규모를 키우고 그 성과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성장 친화적인 제도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성장률이 1% 밑으로 떨어지는 등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투자와 고용을 촉진할 수 있는 ‘패키지 정책’이 시급하다는 호소다.
신년사에서 경제단체장들은 기업 스스로 혁신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정부와 국회의 정책·입법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내년 우리 경제가 위기를 넘어 대전환하는 ‘골든타임’을 맞기 위해서는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노란봉투법의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기업 혁신이 국가 성장을 견인하는 ‘이노베이티드 인 코리아’를 제안했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성장 사다리 복원’을 주문했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경제인들의 호소에 화답할 차례다. 무엇보다 기업을 대하는 당정의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은 당연시하고 대기업 지원은 특혜로 간주하는 인식의 오류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노란봉투법과 1·2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자사주 의무 소각, 주4.5일제, 일률적 정년 연장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경쟁력을 되레 훼손할 뿐이다. 한순간이라도 상황 판단을 잘못하거나 정책 실패를 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고 만다.
당정은 경제단체장들이 신년사에서 밝힌 ‘성장으로의 대전환’ 호소와 제도 개선 촉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기업이 이끌고 정부가 뒤에서 밀어주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수출 7000억 달러 돌파는 미국·독일·중국·일본·네덜란드 등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로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쾌거다.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한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 ‘AI 3대 강국’과 같은 야심 찬 슬로건은 기업 투자와 고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기업이 앞에서 끌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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