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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주항공 참사 1년···조사 결과도 못 내놓는 참담한 현실

서울경제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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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29일로 꼭 1년이 지났지만 사고 조사는 제자리걸음이고 공항 안전 확보 조치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유가족들은 국가의 총체적 관리 부실과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당국 조사와 정부의 안전 대책 마련은 더디기만 하다.

사고 직후 정부는 철저한 진상과 책임 규명, 안전 대책을 약속했지만 아직 조사 결과조차 내놓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산하에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연내 중간보고서를 발표하려던 정부 계획이 조사 공정성을 의심하는 유가족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조류 충돌 예방 활동 등에서 국토부는 핵심 당사자다. 참사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토부가 조사위원회를 관장해 발표한 결과를 유가족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박상우 전 국토부 장관 등 총 44명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지만 구속되거나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는 아직 한 명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전국 공항 안전 확보를 위한 개선 공사도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기체 충돌·폭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콘크리트 로컬라이저의 문제점이 제기되자 올해 4월 전국 7개 공항의 둔덕을 부러지기 쉬운 시설로 전면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개선 공사가 마무리된 곳은 광주공항과 포항경주공항 등 2곳에 불과하다. 조류 충돌 예방 전담 인력 확충 등 정부가 내놓은 항공안전 대책은 미봉책에 가깝다. 전담조직인 항공안전청 설립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를 가진 대통령으로서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희생자를 기리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진상 규명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의 첫 단추다. 정부는 조사 기능을 총리실 산하 독립위원회에 맡기는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유가족과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조사 결과를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책임자 처벌은 물론 신속한 항공 안전 대책 마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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