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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민생과 성장에 과감한 투자 필요"…확장재정 질문엔 “별도로 자리 만들겠다”

중앙일보 안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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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처음 출근하면서 “지금 우리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한국 경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퍼펙트 스톰 상황”이라며 “고물가ㆍ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인구 위기 ▶기후 위기 ▶극심한 양극화 ▶산업과 기술의 대격변 ▶지방 소멸 등을 꼽았다.

이 후보자는 “이 다섯 가지 상황은 어느 날 불쑥 튀어나와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만드는 ‘블랙 스완’의 상황이 아니라 ‘회색 코뿔소’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회색 코뿔소’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부커가 2013년 처음 사용한 용어로, 위험을 예상할 수 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큰 위기를 맞는 상황을 말한다.

이 후보자는 재정 운용 원칙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그때그때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안목을 가지고 기획과 예산을 연동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재정 지출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번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해서는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설명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후보자는 그간 보수 진영의 ‘경제통’으로 재정 건전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9월 JTBC에 출연해서 “건전재정에 대해 많은 분이 피부로 잘 못 느끼시는데 IMF 때 나랏빚이 많아져 채무 상환 능력이 없어지게 되면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그때 겪어보셨지 않냐”며 “나라의 운명이 직결되는 게 국가채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이번 정부에 결국 주파수를 맞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도 오래 한 만큼 경제를 모른다고 할 순 없다”며 “과거 확장재정에 반대했다지만 현재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처 출범 이후 확장재정 기조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기획처가 경제부총리 산하가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동하게 되며 대통령과 여당의 확장재정 기조에 제동을 거는 게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관가 안팎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처로 쪼개진 주요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 때 벌어진 ‘이재명 대 홍남기‘ 간 갈등을 꼽기도 한다. 코로나19 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22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 등 ‘돈 풀기’ 정책을 주도했는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기재부 관료들이 번번이 반대하면서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한편 이혜훈 후보자는 내정 발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SNS) 관련 콘텐트를 모두 삭제했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세종=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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