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주식시장에 이달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1년 3개월 만의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힘입어 미국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동남아 증시는 저평가된 주가 수준과 포트폴리오 분산 수요를 배경으로 2026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지역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2월 들어 동남아 신흥국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3억 3700만 달러(약 4830억 원)가 순유입됐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4년 9월 이후 최대 월간 자금 유입이 될 전망이다. 외국인들 매수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외국인들은 최근 1년여 동안 동남아 주식을 순매도하며 이 지역 시장에서 등을 돌려왔다. 특히 AI 붐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종목이 부족하다는 점은 그간 동남아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AI 버블에 경계심이 커지자 기술주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진 기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한 대안으로 동남아 시장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의 대표 주가지수는 현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2~1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필리핀 증시는 이보다 낮은 10배 미만에 머물러 있다. PER 22배를 웃도는 미국 S&P500 지수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포트폴리오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미국뿐 아니라 AI처럼 쏠림이 심한 투자 영역에서 벗어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각국 시장이 서로 다른 성장 동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의 관심을 끄는 배경으로 꼽힌다.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와 내수 진작 정책 등이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남아 최대 경제국 가운데 하나인 태국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역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포퓰리즘 정책 노선에 대해 투자자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AI 테마가 앞으로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를 받게 될 경우 동남아 증시가 상대적 약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JP모건체이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성장 기대가 크게 반영되지 않은 밸류에이션이 아세안 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고 있다”며 “특히 이익 성장세가 반등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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