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금지” 외치던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 91세로 별세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연합

아시아투데이 정아름 기자 = 1950~1960년대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한 배우이자 이후 평생을 동물복지 운동에 헌신한 브리지트 바르도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AFP통신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바르도가 프랑스 남부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브리지트바르도재단은 성명을 통해 "재단의 창립자이자 대표였던 바르도의 별세 소식을 깊은 슬픔 속에 전한다"며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배우이자 가수였던 그는 화려한 명성을 내려놓고 동물복지에 삶과 열정을 바쳤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1934년 파리에서 태어난 바르도는 패션잡지 '엘르' 모델로 활동하다 1952년 배우로 데뷔했다. 1956년 영화 그리고 신은 세계를 창조했다에서 자유분방한 여성상을 연기하며 단숨에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고, 'BB'라는 애칭으로 미국의 마릴린 먼로와 함께 당대 양대 여배우로 불렸다. 그는 5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지만, 연기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며 "배우 일은 내게 큰 열정이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1973년 은퇴한 바르도는 이후 반세기 동안 동물복지 운동에 전념했다. 촬영 도중 도살될 뻔한 염소를 구해 키운 경험이 전환점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1986년에는 동물보호를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동물을 이용한 유럽 전통 행사와 각국의 동물 학대 사례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990년대에는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강하게 비난하며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금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 논란을 낳기도 했다.

다만 그의 활동은 잦은 논쟁을 동반했다. 프랑스 내 무슬림 문화와 동물 도살 관행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 혐의로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고, 극우 정치인들과의 친분과 지지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바르도는 네 차례 결혼했으며, 두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들 니콜라를 두었다. 1969년에는 프랑스 공화국 상징 '마리안느'의 모델로 선정됐고, 1985년에는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그러나 반이민 발언 논란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그의 마리안느 동상이 철거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엑스(X)에 "브리지트 바르도는 영화와 자유, 동물에 대한 헌신으로 한 시대를 상징한 인물"이라며 "우리는 세기의 전설을 애도한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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