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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의 마켓 나우] 외면받는 신년 경제전망, 여전히 남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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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

신민영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

경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매년 이맘때쯤 세계경제와 한국의 GDP성장률·소비·투자·수출입 등 이듬해 경제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다. 사업계획을 세우는 경영자, 예산을 짜는 공무원, 재테크에 열중인 투자자, 살림살이를 계획하는 주부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신년 경제전망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다. 복잡다기한 경제 변화를 GDP 성장률 등 몇몇 거시경제변수가 담아내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AI의 진화 방향, 미국의 관세정책, 미·중 관계 변화 등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이슈가 연일 경제면을 채우고 있다.

그만큼 국내외 경제의 구조적·질적 변화가 빠르다. AI를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격변하고 있다. 무역질서와 글로벌 공급망도 완전 딴판이다. 이 마당에 과거의 구조와 패턴이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부문별 양적 변화를 보여주는 경제전망은 당연히 예측력·설득력을 잃는다.


수출만 봐도 그렇다. 반도체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등 특정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반면 세계경기와 밀접히 연동되는 일반기계·철강·금속·석유화학 등 전통적 경기 민감 품목의 수출은 위축되고 있다. 한·중 경쟁 심화와 미국 등 주요 시장의 관세 부담이 겹치며 올해만도 10% 내외 감소세를 보인다. 여기에 도소매·음식·숙박·건설 등 내수경기가 장기간 가라앉아 있다는 점도 경제전망에 대한 흥미를 낮춘다. 내수 부문 종사자 비중이 절대적인 현실에서 수출과 반도체 위주의 전망은 일반 경제 주체들의 삶과 괴리가 크다.

가계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기와 직접 관련 있는 소득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둔화와 인구 고령화로 근로소득·사업소득 비중이 줄고 경기와 연관성이 낮은 재산소득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적인 부동산 열기에 더해 올해는 주식시장 호조와 맞물려 금융자산 투자 수익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다행히 주요 연구기관들은 2026년 세계경제가 올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경제 성장률은 올해 1.0%에 이어 내년 1%대 후반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소비심리 개선과 기저효과가 주된 이유지만 AI 투자 증가와 미·중 마찰로 형성되는 새로운 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점도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 반도체와 전력설비 등 AI 투자 관련 하드웨어를 상당 부분 담당하는 데다 중국이 배제된 글로벌 공급망 구조에서 반도체·조선·2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GDP 성장률이 높아진다면 미국과 성장률 격차를 줄여 환율 안정, 나아가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민영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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