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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부터 줄이자”…현대차도 토요타도 ‘메이드 인 USA’

중앙일보 남윤서.고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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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기업, 미 생산 최우선



미국 텍사스주 토요타 공장. [사진 토요타]

미국 텍사스주 토요타 공장. [사진 토요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이 한·일 자동차업계의 생산 체계를 뒤흔들고 있다. 자국 브랜드라 해도 관세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게 생산의 최우선 순위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생산한 캠리·툰드라·하이랜더 등 3종을 일본으로 역수입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꾸준히 중형세단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캠리는 정작 2023년 이후엔 일본 내수 시장에서 판매가 중단됐다. 토요타가 캠리를 2년 만에 역수입하기로 한 데엔 미국과의 무역 관계 개선 목적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혼다 역시 미국에서 생산한 릿지라인·패스포트 등을, 닛산도 알티마·무라노·패스파인더 등의 역수입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 지난해 미국은 일본과의 교역에서 685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토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 100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자동차 행사에 빨간색 ‘MAGA’ 모자를 쓰고 나타나는 등 미국에 대한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오랜 저출산·고령화도 일본 내 차량 역수입을 촉발한 원인 중 하나다. 노동 인구가 줄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는 수년간 자국보다는 미국·유럽 등 해외 생산시설 확충에 집중해 왔다. 또 구식 차량 생산공정은 여전히 노동력 의존도가 높은데, 일본은 65세 이상 노동인구가 1년 전보다 15만명 증가한 961만명으로 집계돼 노동력도 충분치 않다. 시설 노후화와 인력 고령화가 생산성 하락을 일으켜 역수입으로 이어진 셈이다.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기아]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기아]


한국도 비슷한 인구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환율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역수입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대차그룹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판매 차량의 현지 생산 비율을 현재 43% 수준에서 2030년까지 80%로 높일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미국내 공급망 활용률도 60%에서 80%로 높인다”며 중형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상업용 차량(전기 밴, 중형 트럭 등)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 정책을 계기로 자동차 업계의 생산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얼마나 판매되는지에 따라 잉여 물량을 본국으로 역수입하는 구조가 계속될 수 있다”며 “자동차 생산이 최대 판매 시장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미국의 인건비 상승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노조(UAW)가 빅3 자동차 업체(포드·GM·스텔란티스)와 맺은 협약에 따르면 근로자 기본급은 시간당 36달러부터 시작하며, 숙련직의 경우 43달러 이상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23년부터 5년에 걸쳐 25% 인상된 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지만 파업 등의 불확실성이 있는 국내에 비해 노동 환경이 안정돼있다”며 “미국의 정책도 정권과 상관없이 자동차 업체에 생산 현지화를 압박하는 흐름으로 가는 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고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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