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계 중에는 ‘히팅능력지수’라는 게 있다. 드라이브 거리 순위와 페어웨이 안착률 순위 그리고 그린적중률 순위를 합한 뒤 합계가 낮은 순으로 선수의 샷 능력을 가리는 것이다. 올해 드라이브 거리 11위(250.90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45위(70.61%) 그리고 그린적중률 1위(79.65%)에 오른 김수지가 합계 순위 ‘57’을 기록해 히팅능력지수 1위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도 비슷한 통계가 있는데, 바로 볼 스트라이킹(Ball Striking)이다. 드라이브 거리, 페어웨이 안착률 그리고 그린적중률 순위 3가지 통계를 이용하는 것은 같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일단 드라이브 거리 순위와 페어웨이 안착률 순위를 더한 토탈 드라이빙 랭크(Total Driving Rank)를 먼저 구한 뒤 이 순위와 그린적중률 순위를 합해 선수의 볼 스트라이킹 순위를 정하게 된다.
2025년 볼 스트라이킹(Ball Striking) 1위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유해란이었다. 유해란은 드라이브 거리 19위(270.05야드)와 페어웨이 안착률 32위(76.06%)를 기록해 토탈 드라이빙 랭크 부문 1위에 올랐다. 드라이브 거리 43위(265.41야드)와 페어웨이 안착률 13위(78.77%)를 기록한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2위였고 드라이브 거리 8위(274.58야드)와 페어웨이 안착률 66위(72.22%)를 기록한 넬리 코르다(미국)가 3위로 뒤를 이었다. 드라이브 거리 33위(267.78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46위(74.01%) 지노 티띠꾼(태국)은 이소미 등과 함께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유해란의 그린적중률 순위는 1위(77.49%)다. 두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유해란이 볼 스트라이킹에서도 1위를 차지한 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올해 가장 완벽한 샷을 구사한 선수가 바로 유해란인 것이다. 5월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잠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유해란은 마지막 3개 대회에서 ‘13위-7위-10위’로 괜찮은 마무리를 했다.
토탈 드라이빙 랭크 4위와 그린적중률 2위(77.02%)를 기록한 다케다 리오(일본)가 볼 스트라이킹 2위에 올랐고 토탈 드라이빙 랭크 6위, 그린적중률 3위(76.17%)를 기록한 티띠꾼이 3위였다. 그린적중률 1~3위가 볼 스트라이킹에서도 1~3위로 같은 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볼 스트라이킹 4위는 우승 없는 선수 중 통산 상금을 가장 많이 번 최혜진이다. 드라이브 거리 54위(264.49야드)와 페어웨이 안착률 24위(77.37%)를 기록한 최혜진의 토탈 드라이빙 랭크는 5위다. 국내 무대에서 뛸 때부터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유명했던 최혜진은 올해 그린적중률에서는 6위(75.13%)를 차지했다.
토탈 드라이빙 랭크에서 3위에 오른 코르다가 볼 스트라이킹 순위에서는 최혜진 다음인 5위를 기록했다. 코르다는 그린적중률에서는 12위(74.49%)에 머물렀다.
분명 골프에서 샷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샷은 배신하지 않는다. 언젠가 보란 듯이 선물을 가져다준다.
유해란에 앞서 볼 스트라이킹 1위에 오른 선수는 해를 거꾸로 2024년 넬리 코르다, 2023년 지노 티띠꾼이었다. 2026년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대반격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태식 기자 ot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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