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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빗썸에 차남 취업 청탁 뒤 ‘경쟁사 두나무 공격’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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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 전 보좌진 “수학 전공한 김씨 위해 ‘맞춤형’ 채용 공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 차남 취업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국회에서 빗썸의 경쟁사인 업비트의 문제를 지적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그는 금융기관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정무위원회 소속이라 이해충돌·부정청탁 논란이 제기된다.

A씨는 지난 23일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김 원내대표가 원래는 다른 기업에 차남 김모씨를 취업시키려 했고, 이를 위해 보좌진이 김씨 이력서를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 기업이 김씨를 채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최종적으로 김씨를 빗썸에 취직시켰다고 했다.

당시 빗썸 채용 공고가 김씨를 위한 “맞춤형”이었다고도 주장했다. 김씨는 미국 소재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는데, 지난해 11월 김 원내대표와 이재원 빗썸 대표가 회동한 직후 나온 데이터 분석 인턴(정규직 전환 가능) 채용 공고에 ‘수학 전공자 우대’ 조건이 달렸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1월 빗썸에 취업했다가 6월에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9월 김 원내대표가 차남 김씨의 취업을 빗썸에 청탁해 실제 취업이 성사된 정황을 보도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빗썸을 비롯한 금융기관을 피감기관으로 두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어서 이해충돌·부정청탁 등 논란이 일었다.

전 보좌진 “지난해 11월 김병기·빗썸 대표 회동”…김, 석달 뒤 국회 과방위서 ‘경쟁사 업비트’ 비판

A씨는 김 원내대표와 빗썸 이 대표가 만난 이후 김 원내대표가 ‘빗썸 경쟁사를 공격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보좌진에게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빗썸 채용 공고가 난 지난해 11월 말 “(김 원내대표가) 갑자기 전화로 ‘두나무를 공격해야 한다’며 관련 질의 등을 준비하라고 했다”면서, 그 이유를 묻자 “(두나무의) 독과점이 완전 문제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계 1위인 업비트를 보유한 두나무는 업계 2위인 빗썸과 경쟁관계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월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업비트를 거론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병환 당시 금융위원장에게 “우리나라 가상자산거래소의 가장 큰 문제는 뭐니 뭐니 해도 특정 거래소의 독과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이 업체가, 말하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루나 사태 때도 폭락 직전까지 정상거래를 가장 마지막까지 허용한 업체”라며 “최근 FIU(금융정보분석원)의 현장검사에서 무려 70만건에 달하는 고객확인제도 위반 사례도 적발됐다”고 말했다.

업계 점유율 1위이자, 지난 1월 FIU 현장검사에서 고객확인제도 위반 70만여건이 적발된 “이 업체”는 업비트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빗썸과 관련한 질의는 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7월엔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재원 빗썸 대표 등이 참석한 한 포럼 행사에서 “우리나라는 규제가 많아 블록체인 사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기술에 대해서는 진흥의 입장을 취해 글로벌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가상자산 현황을 듣기 위해 금융위·금감원·업비트 등 관계자를 차례로 만났고 마지막으로 빗썸을 만났다”며 “상임위에서 특정 업체를 지칭하지 않았다. 어느 업체라도 독과점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상식적인 지적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남) 채용 등 회사업무는 저와 전혀 무관하며, 제 의정활동을 공채 입사한 아들의 취업과 연계시키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빗썸 측은 “모든 채용은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공정하게 이뤄지고, 변화 속도가 빠른 업계 특성을 고려해 연중 상시채용을 진행한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의 질의 등에 대해서도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독과점 문제 등은 이미 2021년부터 입법기관·학계·전문가 그룹 등에서 꾸준히 지적하고 있는 업계 당면 현안일 뿐”이라고 했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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