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사상 처음으로 '국비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강원도가 확보한 내년도 국비는 10조2600억원으로 미래산업과 SOC, 복지 등 전 분야 재정 기반이 한 단계 올라설 전망이다. 사진은 춘천시 전경. 춘천시 |
강원도가 사상 처음으로 '국비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미래산업과 사회간접자본(SOC), 복지 등 행정 전 분야의 재정 기반이 한 단계 올라섰다. 특히 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하며 산업 구조 전환의 분기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원도가 확보한 내년도 국비는 10조2600억원이다. 정부안 10조2003억원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단 한 건도 감액되지 않고 오히려 597억원(0.6%) 증액돼 사상 처음으로 국비 확보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신규 36개 사업에 398억원, 증액 11개 사업에 199억원이 반영됐다. 국회 심의 단계에서 신규 사업이 대거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주요 분야별로는 미래산업이 1조1968억원으로 전년도(1조944억원)보다 1024억원 늘었다. SOC는 2조3628억원, 복지 분야는 2조8315억원 등을 각각 확보했다. 강원도 예산 구조가 기존 SOC·복지 중심에서 미래산업 비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다.
반도체 분야는 총 7개 사업에 국비 237억원이 반영됐다. 강원도는 '강원형 K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인력 양성과 테스트베드 구축, 용지 조성, 투자 유치 등 4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대규모 제조공장 유치보다는 인력과 실증, 시험·검증 인프라스트럭처를 중심으로 한 후방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수도권·충청권과의 정면 경쟁을 피하면서 역할 분담형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19개 사업에 국비 392억원을 확보했다. 춘천·홍천 바이오 특화단지, 원주 의료기기 산업, 강릉 천연물바이오 등 권역별로 축적된 인프라에 국비 투자가 집중된다. 그동안 개별 연구와 기업 중심으로 축적돼 있던 바이오헬스 역량을 산업 단위로 묶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미래차 분야는 7개 사업에 국비 136억원이 반영됐다. 원주와 횡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부터 시험·평가,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완성차 생산이 아닌 시험·평가·실증 인프라에 방점을 찍은 구조로, 중소 부품기업과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전국 단위 수요를 겨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 산업은 5개 신규 사업을 포함해 총 11개 사업, 국비 302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의료와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AI 실증 사업이 확대된다. 의료·제조·바이오 등 기존 특화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산업 전환형'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강원도는 'AX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 구상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 7월부터 기획해온 총 5800억원 규모의 '강원 의료 AX 첨단산업 육성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오른다. 핵심 기반인 강원 의료 AX 산업 실증 허브 조성, 디지털헬스케어 기반 AI 융합혁신 교육허브 조성 등 2개 사업이 신규 반영됐다.
의료 AX 산업 실증 허브는 AI 기반 의료서비스를 개발해 강원대병원 AI암치유센터에서 진료 지원, 조기 진단, 재발 예측 등에 실증 적용하는 사업이다. 동시에 산업용 암 특화 합성데이터를 생산해 즉시 시험할 수 있는 체계 구축도 포함됐다. AI 융합혁신 교육허브는 의료·디지털 분야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증과 인력 양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의료 AX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의료 AI 선도지구 지정이 필수로 이를 위한 종합계획 연구용역이 지난 11월부터 진행 중이다. 강원도는 선도지구 지정 이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국비사업 연계로 이어지는 단계적 추진 전략을 세웠다.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18개 세부사업이 정부 사업으로 연계·추진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확보된다. 지방 단독 사업을 넘어 국가 프로젝트로 확장하기 위한 사전 단계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사업의 무게감이 다르다. 아울러 전체 사업의 실행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기획 예산 10억원도 내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되면서 과제별 추진 전략을 구체화하는 2단계 세부 계획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기후테크 분야에서는 4개 사업, 국비 146억원이 반영됐다. 3단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 정책과 연계한 미래 에너지 산업 기반을 다진다. 생산보다는 실증과 인증에 초점을 맞춰 강원을 에너지 기술의 시험 무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강원도는 이번 국비 확보를 단순한 예산 증액이 아닌 산업 구조 전환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관광과 농업 중심이던 기존 구조에서 첨단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첨단산업은 더 이상 계획이나 구호가 아니라 실제 예산과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강원특별자치도를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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