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3000만명 이상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쿠팡의 국회 연석 청문회가 시작 전부터 ‘반쪽짜리’ 우려에 휩싸였다. 핵심 증인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그의 동생 김유석 부사장이 ‘해외 일정’을 이유로 나란히 불출석을 통보하면서, 국회는 실질적 책임자가 빠진 채 대리인들만 상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해외 거주’ 방패 삼은 오너 일가와 전직 대표의 조직적 불참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6개 상임위 연석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장은 “해외 거주 중으로 기존 예정된 일정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올해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비공개 리셉션장에서 김범석(좌) 쿠팡Inc 의장이 도널드 존 트럼프 주니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해외 거주’ 방패 삼은 오너 일가와 전직 대표의 조직적 불참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6개 상임위 연석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장은 “해외 거주 중으로 기존 예정된 일정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배송캠프 관리부문 총괄) 역시 “사전에 확정된 해외 비즈니스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여기에 “사고 발생 전 사임해 미국에 거주 중”이라는 강한승 전 대표까지 쿠팡의 수뇌부는 일제히 국회의 소환을 거부했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은 이를 “대한민국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불출석 사유를 불허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증인 14인 명단 확정… 실무진 위주의 ‘대리 답변’ 우려
김 의장 일가는 빠지면서 이번 청문회에도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 측에서는 박대준 전 대표이사와 해롤드 로저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고 당시 ‘유출’을 ‘노출’로 표현해 논란을 빚은 민병기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기술적 책임을 질 브랫 매티스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 등이 증인석에 선다.
또한, 알고리즘 조작 의혹과 관련해 전경수 서비스정책실장, 노동환경 실태 파악을 위해 노재국 물류정책실장, 이번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걸 법무담당 부사장과 이영목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 등 14명의 증인이 출석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빠진 상황에서 이들이 “결정권이 없다”는 등의 책임 회피형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장관급 인사 10여명이 출석해서 분야별 쿠팡 이슈와 현안에 대한 답변을 할 전망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조현 외교부 장관, 김윤덕 국토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한성숙 중기부 장관 등도 포함되어 쿠팡의 사업 전 영역이 현미경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세무 위반 의혹과 관련해서는 임광현 국세청장이, 사이버 보안 이슈에는 김창섭 국정원 3차장이 참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쿠팡은 이번 사태를 한미 통상 문제로 비화시키며 미국 정계의 로비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6개 상임위가 결집한 ‘연석 청문회’라는 초강수로 맞서고 있다.
대통령실은 쿠팡 사태에 대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하에 각 부처에서 대책을 세우고 실행해나갈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별도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