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냐, 출연자냐’…예능 안의 나영석을 어떻게 봐야하나
스포츠서울 DB |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나영석 PD를 둘러싼 시청자 반응이 엇갈린다. 연출자로서가 아닌, 화면 속 인물로서의 존재감이 도마 위에 종종 오른다.
논란은 지난 19일 첫 방송한 tvN 예능 응답하라 1988 10주년에서 부상한다. ‘응답하라 1988’ 방영 10주년을 기념해 1박 2일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류준열·혜리·박보검을 비롯해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김성균, 고경표, 안재홍 등 당시 드라마를 이끈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출연진의 재회 자체만으로도 기대감이 컸던 만큼, 방송 초반 배우들의 근황 토크와 자연스러운 케미는 추억을 자극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제작진, 특히 나영석 PD와 신원호 PD의 화면 노출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tvN ‘응답하라 1988 10주년’. 사진| tvN |
시청자들은 카메라가 출연 배우보다 제작진의 리액션을 자주 담고, 드라마 PD인 신원호 PD가 예능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반복 편집되면서 중심이 흐려졌다고 평가한다. 게임 장면에서도 제작진의 오디오가 비교적 여과 없이 노출되며 몰입을 방해했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다만 이 같은 논쟁은 나영석 PD에게 낯설지 않다. 그는 그간 신서유기, 지구오락실, 콩콩팥팥 등에서 제작진을 단순한 ‘보이지 않는 존재’가 아닌 하나의 캐릭터로 전면에 배치해 왔다. 이를 두고 예능 문법의 확장이라는 평가와, 연출자의 과도한 전면 등판이라는 비판이 공존한다.
나영석의 직업은 PD지만, 동시에 연예인급 인지도를 지닌 브랜드다. 팬덤이 존재하고, 그의 말투와 태도, 반응 자체를 즐기는 시청자층도 분명하다.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시선이 있는 반면, 부담 없이 그의 모습을 소비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안유진-나영석 PD. 사진|아이브스타십SNS |
나 PD에 대한 역할 규정에 따라, 그를 바라보는 불편함은 상쇄된다. 나영석을 전통적인 의미의 ‘연출자’로만 한정할 경우, 화면 노출은 과하다. 그러나 그를 하나의 예능 구성 요소, 즉 프로그램의 일부 캐릭터로 받아들인다면 해석은 여유로워진다.
실제로 나영석은 ‘꽃보다 할배’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에서 출연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상황을 설명하거나, 상대를 배려하며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반복해왔다. 출연자를 밀어내기보다 돋보이게 만드는 태도, 연장자와 출연자를 향한 존중이 그의 연출 스타일의 기본값으로 자리 잡아왔다.
이번 ‘응답하라 1988 10주년’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다만 시청자들이 기대한 것은 제작진의 캐릭터 플레이가 아닌, 배우들의 재회와 서사였다는 점에서 균형의 문제는 분명 남는다.
나영석 예능은 늘 호불호의 경계에 서 있다. 그를 ‘선 넘은 PD’로 볼지, ‘예능 안의 인물’로 볼지는 결국 시청자의 선택이다. 분명한 것은, 나영석이 더 이상 PD라는 직함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영역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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