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증 지원금도 기부"… 부천 트럭 사고로 숨진 문영인씨 유족

장기 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
지원금은 이용한 복지관에 기부

지난달 경기 부천시 제일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사고로 숨진 문영인씨의 유족이 23일 오정종합사회복지관에 장기 기증 지원금을 기부했다. 오정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지난달 경기 부천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로 숨진 20대 청년의 유가족이 고인이 과거 이용한 사회복지관에 장기 기증 지원금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부천 오정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문영인(23)씨 유족이 장기 기증 유족에게 지원되는 장제비·의료비 540만 원 전액을 23일 기부했다. 문씨는 생전 오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관 측은 "갑작스러운 이별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깊은 나눔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인과 유족의 뜻이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문씨는 지난달 13일 어머니와 함께 부천 제일시장을 방문했다가 어머니가 계산하러 가게에 들어간 사이에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문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문씨는 심장과 폐장, 간장을 기증해 3명에게 생명을 나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문씨는 선천적 지적 장애가 있었다. 사고 당일에는 다음 날인 아버지 생일상을 준비하기 위해 어머니와 시장을 찾았던 것으로 파악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문씨는 선천적 장애에도 가족의 보살핌과 재활 치료 덕에 학교를 다니며 일상적인 활동을 했고, 친구들과 커피와 빵 만들기를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조카의 손을 만지고는 그 냄새를 오래 간직하겠다며 손을 안 닦겠다고 말할 정도로 순수했다. 문씨의 어머니 최서영씨는 "어딘가에서 너의 심장의 뛰고 있다고 생각하고 엄마도 더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