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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싸야 하나”… 치솟는 ‘먹거리 물가’에 서민들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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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정말 도시락을 싸서 출근해야 할 것 같아요.”

직장인 권모(38)씨는 27일 최근 치솟은 먹거리 물가에 혀를 내두르며 이같이 말했다.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분식집이나 백반집 등 음식점을 주로 이용하지만, 이마저도 점점 부담이라고 권씨는 토로했다. 권씨는 “음식점들이 원재료 가격이 오르니 음식값을 올리는 걸 이해는 한다”면서도 “치솟는 물가만큼 내 월급은 오르지 않을 거라 걱정이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25일 서울시내 분식집에 김밥 가격이 나와있다. 서울 지역 외식 물가가 지난 1년간 꾸준히 오르면서 김밥, 칼국수 등 서민 대표 메뉴의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뉴시스

지난 25일 서울시내 분식집에 김밥 가격이 나와있다. 서울 지역 외식 물가가 지난 1년간 꾸준히 오르면서 김밥, 칼국수 등 서민 대표 메뉴의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뉴시스


먹거리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고환율이 수입 식자재 가격을 올린 데다가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겹친 탓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식품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했을 때 127.1로 2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17.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식품물가 상승률은 이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다. 품목별로는 김과 계란이 각각 54.8%, 44.3% 상승했다. 계란의 경우 고병원성 AI의 영향으로 최근 특란 한판(30개) 가격이 7000원대를 넘나드는 상황이다. 아울러 식용유는 60.9%, 국수는 54% 올랐다. 국산 소고기가 9.3% 오른 사이 수입 소고기는 40.8% 상승했고, 커피도 43.5%나 급등했다. 사과는 60.7% 올랐으며, 귤은 무려 105.1% 치솟았다.

외식물가도 크게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소비자 선호 외식 메뉴 8개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보다 3∼5%대 상승했다. 일명 ‘서민 음식’이라 불릴 만한 메뉴들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김밥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3500원에서 올해 11월 3700원으로 1년 새 5.7% 상승했다. 칼국수는 9385원에서 9846원으로 4.9%, 김치찌개 백반은 8192원에서 8577원으로 4.7% 올랐다. 삼계탕, 냉면, 삼겹살, 비빔밥, 자장면 등 메뉴의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먹거리 물가가 오른 데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 임대료·전기·가스 요금 등 비용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치솟으며 수입 식재료 가격이 상승한 점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은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외에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수입 물가도 함께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육류 코너.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수입 물가도 함께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육류 코너. 연합뉴스


앞서 한국은행도 내년 물가상승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환율을 꼽은 바 있다. 한은은 지난 11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1%를 전망했는데, 1470원 안팎의 고환율이 유지되면 물가상승률이 2.3%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도 내년 물가 전망과 관련해 “높은 환율과 내수 회복세 등으로 상방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며 경계감을 표했다.

최근 정부의 고강도 구두개입과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로 환율 상승세가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1400원대 중반의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 대책이 단기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새해에도 서민들의 ‘먹고 살 걱정’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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