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연 알테오젠 신임 대표이사 (사진=알테오젠)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벤처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지난 26일 알테오젠(196170) 이사회 결의로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된 전태연 대표의 이 한마디는 이번 인사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창업자인 박순재 대표가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글로벌 지적재산권(IP)·사업개발(BD) 전문가인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선 이번 변화에 대해 시장은 ‘알테오젠 2.0’의 서막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전 대표는 생화학 박사이자 미국 특허변호사라는 이례적인 이력을 갖춘 인물이다. 2020년 알테오젠 합류 이후 사업개발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총괄하며, 회사의 핵심 플랫폼인 '하이브로자임'(Hybrozyme™)과 'ALT-B4'를 앞세운 다수의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에서 계약 구조 설계와 IP 전략 고도화를 주도했다. 이를 통해 전 대표는 알테오젠의 기술을 ‘검증된 글로벌 자산’으로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성과는 2024년 글로벌 제약사 미국 머트(MSD)와 체결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개발 관련 라이선스 계약 변경이다. 이는 ALT-B4의 기술적 경쟁력과 확장성을 시장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 사건으로, 단발성 기술이전이 아닌 장기 로열티 기반 수익 모델의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전 대표는 당시 사업개발 본부장으로서 계약 전반을 이끌며 알테오젠의 협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테오젠의 ALT-B4가 상용화 단계에 근접하면서 특허 이슈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최근 알테오젠의 특허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전 대표의 발언에 쏠렸다. 경쟁사인 할로자임의 공세가 심해질수록 기술 경쟁력 못지 않게 특허 리스크를 관리하며 시장에 설명할 수 있는 리더십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한 결정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안정성을 더하기 위한 선택으로 읽힌다.
또한 내년은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을 본격화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코스피 이전은 단순한 상장 시장 이동을 넘어, 연기금과 기관투자자 유입을 통한 투자 기반 확대와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올라설 알테오젠으로서는 코스피 상장사가 요구받는 공시 투명성과 지배구조 안정성을 갖추는 것이 향후 글로벌 사업 확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태연 대표 체제가 ‘알테오젠 2.0’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을 만들어 증명하는 1.0 단계에서, 이제는 계약을 관리하고 현금흐름과 주주가치를 키우는 2.0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미국 특허변호사 출신인 전 대표는 글로벌 계약과 IP 리스크 관리,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코스피 이전 국면에 적합한 인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 대표는 선임 직후 “지난 성과들이 연구개발, BD, 특허 및 지원부서 등 전 파트가 '한 팀'(One Team)으로 헌신해 이뤄낸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원 팀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해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회사가 축적해 온 기술력에 글로벌 IP 전략을 더해 라이선스 계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고,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주주 친화적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박순재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의 장기 비전과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굴에 집중할 방침이다. ALT-B4 이후의 성장 동력을 준비하며,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창업자의 기술적 통찰과 신임 대표의 글로벌 사업·IP 전략이 분업 구조로 맞물리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은 이제 기술을 증명하는 구간은 지났고, 계약과 수익을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전태연 대표 선임과 코스피 이전 논의는 회사가 그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약력
△1988년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졸업
△1993년 위스콘신-매디슨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생화학(Biochemistry) 박사 취득
△1999년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분자내분비학 박사후연구원(Post-Doc)
△1999~2008년 인디애나대학 의과대학(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연구 조교수
△2008~2011년 인디애나대학 로스쿨(Indiana University Robert H. McKinney School of Law) 법학박사(Juris Doctor) 취득
△2012년~현재 미국 변호사·특허변호사
△2020~2025년 알테오젠 상무·전무·부사장 역임
△2025년 12월 알테오젠 대표이사 선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