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택시가 계속 잡히지 않아 손이 얼 뻔 했습니다. 길가에 빈 택시는 보이는데 호출이 안 돼서 답답했죠.”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최근 택시 탑승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연말연시 모임 증가로 택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선 탑승 관련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택시 대란이 없었다고 평가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사들은 대형 플랫폼 중심의 배차 구조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4일 연말 택시와 버스 공급을 확대하는 수송 대책을 추진한 결과 택시 승차난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서울시 분석 결과 12월 1~3주 목·금요일 심야 택시 운행 대수는 2만 4086대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2만 3773대보다 300대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 건수는 4만 7320건에서 4만 6932건으로 소폭 줄었다. 택시 한 대당 영업 건수는 1.99건에서 1.95건으로 줄었다.
택시 운행 자체는 늘었지만 승객들이 체감하는 승차난은 여전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최근 연말 송년 모임 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30분 이상 택시를 기다렸다는 직장인 김 모(32) 씨는 “앱 호출이 계속 실패해 서 있다가 감기에 걸릴 뻔했다”며 “지나가는 빈 택시가 보이는데 목적지를 말하니 승차를 거부하고, 앱으로는 호출이 계속 되지 않아 상황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 사이에선 대형 플랫폼 중심 배차 구조가 문제라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를 주로 운행하는 50대 택시기사 박 모 씨는 “카카오 앱이 배차를 사실상 모두 쥐고 있다 보니 승객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며 “플랫폼이 자신들의 입맛대로 기사와 호출을 배차해주다 보니 기사도, 승객도 손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50대 택시기사 A 씨 역시 “대형 플랫폼 위주로 호출 승객을 배차하다 보니 아무리 택시 공급이 늘었다 해도 승객들이 불편한 일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는 매년 연말 모임 등 시민 이동수요 증가에 대응해 심야 시간대(오후 11시~다음날 오전 2시) 택시 및 버스 공급 확대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불편이 잇따르자 시는 "일부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택시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 택시 이용 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가능하면 대중교통과 심야버스 등 대체 수단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부분의 택시 호출 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 사가 시간대별·지역별 택시 배차 성공률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점도 대책 수립의 어려움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관련 자료를 플랫폼 사에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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