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도 수도 뉴델리가 최악의 독성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 당국자들은 "물을 뿌리면 해결된다"거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식의 무책임한 말을 해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한상옥 기자입니다.
[기자]
뿌연 안갯속에 갇힌 뉴델리의 상징 '인디아 게이트'.
관광객들로 붐벼야 할 거리는 한낮에도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매캐한 먼지로 뒤덮였습니다.
참다못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등에 산소통 대신 공기 정화용 화분을 메고, 가스마스크까지 쓴 채 정부의 무능을 질타합니다.
AQI(대기질지수)가 400을 넘었다, 모디 정부는 어디 있는가?
시민들은 숨 쉴 권리를 되찾아달라고 절규합니다.
[아니타, 뉴델리 주민 : 나도, 내 아이들도, 손주들도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이곳은 우리나라의 수도인데 정말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문제는 당국자들의 안일한 인식입니다.
최근 환경부 장관은 대기 질이 좋았던 날만 골라 발표했고, 델리 시장은 "물을 뿌리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해 시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빔렌두 자, 환경운동가 :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직해지는 것입니다. 증상이 아니라 오염원 자체를 분석하는 정확한 진단이 절실합니다.]
실제로 도심 곳곳의 대기 질 측정기는 고장 난 채 방치돼 있고, 측정소 숫자도 턱없이 부족해 실제 오염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대기 오염이 조산과 유산 등 치명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키며, 인도에서만 매년 추가 사망자 150만 명이 나온다고 경고합니다.
[슈웨타 나라얀, 글로벌 기후·건강 연대 : 대기 오염 관련 사망자가 집계되지 않는 이유는 이를 평가할 체계적인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 예산의 60% 이상이 근본적인 오염원 차단이 아닌 '먼지털기식' 물뿌리기 작업에만 투입되는 사이, 인도 시민들의 폐는 오늘도 검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YTN 한상옥입니다.
영상편집 : 임현철
YTN 한상옥 (hans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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