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넷이즈'는 안세영의 우승을 단순한 결과가 아닌 ‘지배의 선언’으로 해석했다. 매체는 결승전 막판 다리에 경련이 온 상황에서도 끝까지 경기를 밀어붙인 장면을 조명하며 “기술보다 강한 것은 안세영의 의지”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왕즈이는 올 시즌 안세영과 여덟 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고, 그중 일곱 번이 결승 무대였다. 전략과 변화를 모두 시도했지만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안세영의 2025년은 월드투어 파이널 하나로 완성된 해가 아니다.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호주 오픈까지 차례로 정상을 밟으며 이미 시즌 중반에 ‘역사’를 예약해둔 상태였다. 시즌 최종전까지 챙기며 왕중왕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했다.
안세영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하루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세탁과 청소는 기본이었고, 남자 선배들의 라켓 스트링 작업까지 맡아야 했다. 코치와 고참 선수들의 숙소 정리, 셔틀콕 손질은 물론 개인적인 심부름에 가까운 일들까지 자연스럽게 그의 몫이 됐다. 훈련 이후 반복됐던 잡무, 선수 간 위계에 기댄 관행, 불합리한 대우 속에서도 그녀는 경기력으로 답했고, 정상에 오른 뒤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그 용기는 변화로 이어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개인 스폰서를 허용했고, 안세영은 대형 후원 계약을 체결하며 선수로서의 권리를 회복했다. 박주봉 감독 역시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변화를 인정했다. 넷이즈는 이를 두고 “개인의 성취가 제도의 변화를 이끈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휴식은 없다. 안세영은 새해와 동시에 말레이시아 오픈으로 다음 시즌에 돌입한다. 슈퍼 1000과 슈퍼 750 대회,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까지 일정은 촘촘하다. 그럼에도 세계 배드민턴계의 시선은 한 방향으로 향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