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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00보 걸으면 인지 기능 저하 7년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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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수에 따라 인지장애 도달 시기 달라
하루 3000보 걸어도 인지 저하 3년 늦어
"중년 이상, 쉽게 실천 가능한 걷기 권장"


19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에 3,000보 이상을 걸으면 알츠하이머병 진행 속도를 약 3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000보 이상을 걸으면 진행 속도가 7년까지 늦춰졌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300명에 가까운 중·장·노년층을 최장 14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1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관찰 시작 시점에 인지 기능이 정상인 50~90세 296명으로,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은 9.2년이다. 연구팀은 착용형 만보계를 사용해 이들의 하루 평균 걸음 수를 측정했고, 정기적으로 뇌 영상 검사와 인지 평가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신체 활동이 많을수록 인지 점수가 더 적게 감소했다. 뇌 속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축적된 이들 중 하루 평균 3,000~5,000보를 걷는 '적은 활동' 그룹은 3,000보 이하를 걷는 '비(非)활동' 그룹에 비해 인지 점수 저하 폭이 40% 작았다. 5,000~7,500보를 걷는 '중간 활동' 그룹은 인지 점수가 54% 덜 낮아졌다.

이 때문에 '인지 장애 기준점'에 도달하는 시기도 달라졌다. 3,000보 이하 그룹은 이 기준에 도달하는 데 6.5년이 걸린 반면, 3,000~5,000보 그룹은 9.6년, 5,000~7,500보 그룹은 13.6년이 걸렸다. 3,000보 이상 걸으면 인지 장애를 3년 늦게, 5,000보 이상 걸으면 7년 늦게 겪게 되는 셈이다.

단 7,500보 이상을 걷는 '많은 활동' 그룹은 5,000~7,500보를 걷는 그룹에 비해 인지 점수가 더 높거나, 인지 장애가 늦게 오지 않았다. 인지 기능 측면에선 7,500보 이상 걷는다고 해서 추가 이득은 없는 것이다.

연구팀은 많은 신체 활동이 '타우' 축적을 막아 인지 기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타우란 신경세포 안에서 물질을 나르는 '미세소관'을 안정화해주는 단백질로, 이것이 미세소관에서 떨어져 나와 신경섬유 다발을 형성하면 신경세포 기능에 악영향을 준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과 인지 저하 간 연관성의 84%가 타우 축적 감소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이 많을수록 인지 저하가 느려지는 경향이 뚜렷했고, 이 효과는 하루 5,000~7,500보 정도의 중간 수준에서 정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는 인지 저하 고위험군인 노인층에 쉽고 실천 가능한 신체 활동 목표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체 활동과 인지 기능 간 연관성은 아밀로이드가 이미 축적돼 있는 그룹에서만 발견됐다. 아밀로이드가 축적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선 신체 활동과 인지 점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 신체 활동과 아밀로이드 축적 사이에는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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