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안세영이 소환한 '옛 황제'가 모처럼 코트로 돌아와 변함 없는 실력을 뽐냈다.
지난해 국제대회에서 은퇴한 일본 배드민턴 남자단식 레전드 모모타 겐토가 해당 선수다. 안세영의 대기록 행진으로 최근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던 모모타가 이벤트 매치에서 현역 세계 랭킹 1위와 깜짝 승부를 펼치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올림픽 2연패(2008·2012년)를 달성한 중국 배드민턴사 최고의 선수 린단이 주최하는 초청 대회 '킹컵 오픈'이 26일 중국 선전에서 개막했다. 첫 날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건 모모타의 등장이었다.
모모타의 이번 출전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공교롭게도 한국의 안세영 때문이다. 안세영은 올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에서 시즌 11승을 달성하고 승률 94.8%를 기록했다.
2019년 모모타가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우승'과 타이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모모타가 계속 세계 배드민턴 팬들의 머릿 속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때마침 성사된 이번 이벤트 매치 출전은 이러한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무대가 됐다.
1994년생 모모타는 교통사고 후유증과 허리 부상, 그리고 그에 따른 기량 저하로 인해 지난 2024년 5월 남자단체 세계선수권인 토마스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빡빡한 BWF 월드투어 일정을 소화하기엔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았다.
이후 일본 국내 대회나 이벤트 경기에만 간간이 모습을 드러냈던 모모타가 국제적인 스타들이 모인 자리에 선 건 실로 오랜 만이다.
이날 모모타의 상대는 현재 남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인 스위치(중국)였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은퇴 선수와 현역 최강자의 대결이라 일방적인 경기가 예상됐지만 모모타도 나름 선방했다.
모모타는 부상으로 일찍 은퇴한 선수라기에는 날쌘 움직임과 몸을 과감히 던지는 플레이로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왼손잡이인 그가 뿜어내는 각도 큰 스매시도 일품이었다. 비록 전성기 시절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아니었지만 길목을 차단하는 노련미 또한 여전했다.
스위치가 가볍게 대응한 것도 있었지만 모모타는 19-21 15-21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모모타가 코트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는 많은 관중들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중국에서 열리는 경기였음에도 관중은 스위치보다 오히려 모모타를 응원하며 열광했다. 팬들은 아직 31살인 그가 다시 국제 무대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 반면 모모타는 이에 대해 선을 긋는 상황이다.
사진=킹컵 유튜브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