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잭팟 터진 K-방산, 1조원 육박 수주 쾌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대한민국 방산 기업들이 필리핀에서 해군·공군 전력을 아우르는 대규모 후속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해군 호위함 2차 회득사업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FA-50PH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양 사업 규모를 합치면 1조원에 육박한다. 정부 세일즈 외교와 기업 기술력이 결합된 민관 협력 성과라는 평가다.

방위사업청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필리핀 국방부와 5억7800만달러(약 8447억원) 규모 '필리핀 해군 호위함 2차 획득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3200톤급 최신형 호위함 2척을 2029년까지 필리핀 해군에 인도하기로 했다.

이번 수주는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 인도한 2600톤급 호세 리잘급(Jose Rizal-class)과 3200톤급 미겔 말바르급(Miguel Malvar-class) 호위함의 성공적인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신속한 유지보수·정비·운영(MRO) 지원 능력도 현지에서 높게 평가받았다. 함정에 대한 품질·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추가 발주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해군 현대화 사업인 '호라이즌(Horizon 3)' 프로젝트에 따라 2600톤급·3200톤급 호위함과 2400톤급 원해경비함 6척 등 총 10척 함정을 공급한 데 이어 호위함 2척까지 추가 건조 계약을 맺으면서 필리핀 해군 현대화 핵심 파트너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필리핀은 복합적인 해양 안보 환경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해상 작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호라이즌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 수주한 호위함은 올해 인도한 미겔 말바르급 호위함과 동일한 사양을 기반으로 건조돼, 필리핀 해군이 운용 중인 지휘통제·작전 운용 체계와의 높은 호환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핀 공군 전력 분야에서도 후속 사업이 이어졌다. 같은 날 KAI는 필리핀 국방부와 기존 FA-50PH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항공기 성능개량과 후속군수지원을 포함해 약 930억원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납품이 완료된 FA-50PH 11대를 대상으로 2029년까지 성능 개량이 추진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FA-50PH는 정밀유도무장 운용 능력이 강화되며 항속거리와 지속작전 능력이 확대된다. 향상된 네트워크 기반 연합작전 수행 능력도 고도화될 예정이다. 올해 6월 추가 계약된 기체를 포함한 총 23대 FA-50PH가 필리핀 공군 영공방위 능력 강화와 현대화된 공군 전력 유지에 기여할 전망이다.

대한민국 정부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도 필리핀 내 K-방산 수주 확대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 내 대한민국 중요 방산 협력국이다. FA-50 경공격기 2차례 계약을 비롯해 한국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을 도입하며 사실상 한국산 무기를 군의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2009년 맺은 '한-필 특정 방산물자 조달을 위한 시행약정'을 통해 한국업체와 필리핀 국방부간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는 필리핀 국방부·외교부 등과의 고위급 면담부터 방산군수공동위,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ADEX) 등 각종 계기를 통해 사업 성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한-필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속적인 안보 파트너로서 협력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동남아 핵심 방산 협력국인 필리핀과 함정분야 인력·기술 협력과 해양안보 협력으로 나아가는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며 "함정분야의 성공적인 협력을 발판 삼아 유도무기·우주분야 등 타 분야로도 협력을 확대해 필리핀 방산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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