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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운동으로 체중 16㎏ 늘린 소방 구조대장 “100㎏까지 늘려야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동아일보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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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74cm, 체중 68kg. 작은 체구는 아니었지만, 더 탄탄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강민 서울 중부소방서 119구조대 2팀 구조대장(39)은 특전사(육군특수전사령부) 부사관 시절부터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웠다. 6년 3개월 군 생활을 마치고 소방관으로 13년째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근육 운동을 했다. 체중이 한때 84kg까지 나갔다. 평소엔 80kg 초반대. 그는 100kg까진 키울 생각이다.

김강민 서울 중부소방서 119구조대 2팀 구조대장이 서울 중구 피트니스101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특전사(육군특수전사령부) 부사관 시절 훈련 및 전술을 더 잘 소화하기 위해 근육 운동을 시작한 그는 소방관으로 13년째 일하면서도 꾸준히 체력을 키우며 재난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강민 서울 중부소방서 119구조대 2팀 구조대장이 서울 중구 피트니스101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특전사(육군특수전사령부) 부사관 시절 훈련 및 전술을 더 잘 소화하기 위해 근육 운동을 시작한 그는 소방관으로 13년째 일하면서도 꾸준히 체력을 키우며 재난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군 시절엔 무작정 운동했어요. 덩치 크고 힘 좋은 병사들이 많아서 뒤지지 않으려면 운동을 해야 했죠. 주로 맨몸으로 하는 턱걸이, 팔굽혀펴기, 줄 오르기, 스쾃, 달리기를 했죠. 일과 끝나고 저녁 시간에 운동하는데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운동하니까 자꾸 다치더라고요. 제대하고 여기저기 수소문해 서울 중랑구 상봉동 피트니스센터의 좋은 스승님을 찾아가 운동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제대로 배우게 됐죠. 그랬더니 몸이 달라졌어요.”

2012년 1월 제대하고부터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근육이 붙자 더 운동에 재미가 붙었다. 매일 2시간 이상 했다. 2013년 특전사 출신 자격으로 소방관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특전사에서 2년 이상(현재 기준) 근무하면 특별채용에 응시할 수 있다. 소방관은 체력이 중요했다.

“출동해 구조 작업을 하려면 장비가 개인당 20~30kg은 됩니다. 고층 화재일 경우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계단으로 그 무게를 몸에 지니고 뛰어 올라가야 합니다. 큰 건물은 20층이 넘죠. 또 위험에 빠진 사람을 들어 운반해야 합니다. 체력이 없으면 힘들어요. 소방관 업무에 체력은 기본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소방관이 틈틈이 운동하고 있습니다.”

김강민 대장이 서울 중구 피트니스101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강민 대장이 서울 중구 피트니스101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몸이 좋아지자 보디 프로필도 찍었다. 가족과 함께 찍었다. 그는 “내 몸의 변화와 함께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도 기록하고 싶어 매년 사진을 찍고 있다”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 관련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하며 공부도 많이 했다. 2023년부터 대한보디빌딩협회 산하 코치아카데미에서 퍼스널트레이너, 스포츠재활트레이너, 스포츠영양트레이너 자격증을 땄다. 이 과정에서 운동생리학 등 다양한 스포츠과학은 물론 영양학까지 공부했다.

김 대장은 학창 시절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몸 쓰는 것을 좋아했다. 어렸을 땐 친구들과 축구를 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가라테에 빠져 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최배달의 인생을 그린 ‘바람의 파이터’란 영화가 나왔고, 대부분의 친구가 가라테를 배웠다”고 회상했다. 가라테 때문에 부산외국어대에 진학했다. 그는 “외국어가 좋아서가 아니라 부산외대 가라테 동호회가 유명해서 갔다”고 했다.


김강민 대장(오른쪽)이 가족들과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이 만들어지면서 “내 몸의 변화와 함께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도 기록하고 싶어 매년 사진을 찍고 있다”고 했다. 김강민 대장 제공.

김강민 대장(오른쪽)이 가족들과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이 만들어지면서 “내 몸의 변화와 함께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도 기록하고 싶어 매년 사진을 찍고 있다”고 했다. 김강민 대장 제공.


“입대 때문에 대학 생활은 6개월밖에 못 했어요. 그런데 그 6개월 동안에 많은 것을 했죠. 가라테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서 3위까지 했습니다. 특전사에 입대해 계속 근무하면서 복학은 하지 못했죠.”

소방관들은 사고가 나면 관할 지역을 벗어나 어디든 달려간다. 올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20m 싱크홀이 발생해 사람이 빠졌을 때도 달려갔다. 2022년 광주에서 아파트가 붕괴했을 때도 내려갔다. 그는 스킨스쿠버 및 로프(Rope) 자격증, 보트 운전면허증도 땄다. 언제 어디서든 사람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킨스쿠버 자격증은 취미로 하다 땄습니다. 보트 운전 면허증은 서울 마포소방서에 근무할 때 땄습니다. 한강이 인접한 소방서는 배를 끌고 출동할 일이 있어요. 그때 필요성을 느껴 획득했습니다.”


김강민 대장이  스킨스쿠버를 하고 있다. 김강민 대장 제공.

김강민 대장이 스킨스쿠버를 하고 있다. 김강민 대장 제공.


김 대장은 24시간 일하고 48시간 쉬는 루틴으로 일한다. 쉬는 2일 동안은 2시간 이상씩 근육을 만들고 있다. 그는 “근무할 때도 출동이 없으면 운동하기도 한다”고 했다.

“근육 운동은 구조대장 업무 수행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제 개인을 위해서도 꼭 해야 합니다. 재난 현장에 가면 사망자들도 있고, 함께 일하던 구조대원이 다치거나 죽기도 합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습니다. 뭐 그런 스트레스 없다고 하는 소방관도 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와 있어요. 열심히 땀 흘리면 잡생각이 없어져요. 그 순간만큼은 오로지 저에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운동하고 나면 개운함과 성취감을 느끼죠. 웨이트트레이닝은 다른 사람도 구하고 저도 살려주는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

김강민 대장이 한 마라톤대회에서 질주하고 있다. 그는 특전사  시절 자주 달렸고, 5~10km 대회에도 출전했다. 김강민 대장 제공.

김강민 대장이 한 마라톤대회에서 질주하고 있다. 그는 특전사 시절 자주 달렸고, 5~10km 대회에도 출전했다. 김강민 대장 제공.


김 대장은 내년부터 보디빌딩 대회에 나갈 계획이다. 신임 때 소방관 몸짱 대회에 나가기도 했지만, 다른 대회엔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선임자들이 안 나가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갔는데 좋은 추억이었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의미 있었다. 무대에서 다른 사람보다 좋은 몸을 과시하고 싶은 욕심이 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사실 좀 더 일찍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2년 전 오른쪽 무릎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재활에 집중하느라 출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창용찬 코치아카데미 원장(70)도 김 대장에게 보디빌딩대회 출전을 권유했다. 창 원장은 1982년 미스터코리아 남자부 80kg급에서 정상에 올랐던 보디빌더 출신이다. 다음은 창 원장의 말이다.

“김 대장은 소방관 생활하면서 자기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게 만만치 않은데도 잘하고 있었어요. 또 김 대장이 운동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기에 새로운 목표를 가져보라고 권유했어요. 보디빌딩대회 출전이란 목표를 세우면 동기 부여가 돼 더 매진할 수 있죠. 전문적인 보디빌더가 되기엔 너무 늦었지만, 골격이 탄탄해 힘을 잘 쓸 수 있는 몸이라 잘 만들면 눈에 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강민 대장이 서울 중구 피트니스101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강민 대장이 서울 중구 피트니스101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 대장은 언젠가는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몸 만드는 것을 즐기고 공부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지금은 소방관이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자원봉사부터 시작해 제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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