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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사는 애랑 친구하래"…어른 대화가 고스란히 교실로

연합뉴스TV 김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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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른들의 혐오와 차별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어디에 사는 지로 친구를 가려사귀고, 해외여행을 못가는 친구를 조롱하는 용어까지 생겨났습니다.

누가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이어서 김선홍 기자입니다.

[기자]


7년차 초등교사 A씨의 초임지는 아파트 단지와 빌라촌이 함께 있는 학군이었습니다.

5학년 담임으로 재직하던 중 아이들의 입에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이 나왔습니다.

<초등교사 A씨> "아파트 사는 친구들이 빌라 사는 친구들한테 "너 어디살아" 물으면 "나 어디 빌라 살아"…그럼 "이제 나 너랑 못 놀겠다. 엄마가 아파트 사는 친구들하고만 친하게 지내래. 미안" 이렇게…"


학생들을 교육하고 사과하게 했지만 A씨의 충격은 컸습니다.

어른들의 소위 '급나누기'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있었습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은 내가 못 가진 것들을 끊임없이 확인합니다.


<고1 학생> "반에서 애들 다 하나씩 명품 가지고 다니는데 안 갖고 다니면 소외감 느끼고, 엄마 아빠한테 사달라고 하는 애들이 요즘 느는 것 같아요."

<중2 학생> "소셜미디어에서 인맥이 많은 친구들이 있으면 덜 그런 친구들은 약간 주눅 들고 하는…"

부모가 가진 직업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대물림됩니다.

<고2 학생> "공부 안 하면 **나 해라. 공부 안하면 대학 못간다, 대학 못가면 돈을 못번다 이런 식으로…"

상 받을 일로 여겼던 개근은 이제 여행 한 번 갈 형편이 못 된다는 뜻의 '개근거지'라는 멸칭으로 변질됐습니다.

<초등교사 A씨> "해외 여행, 현장 체험학습을 쓰고 자주 가는 학생들이 있는데 한 번도 안 내는 학생들이 있으니까…"

아이들이 차별과 혐오에 익숙해지는 이유, 우리 교육이 여전히 계급화 지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명문 학교를 향한 경쟁에 내몰리는 학생들은 혐오의 유혹에 쉽게 빠집니다.

<권정민 / 서울여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 "공부를 잘 하는 걸로 계급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건 굉장히 어려워요. 좀 더 쉬운 방법이 뭐냐, 남을 혐오하고 깎아내리고 부족한 걸 찾아내서 나보다 낮은 계급이라는 걸 확인하고…"

전문가들은 우리 교육의 방향성이 줄세우기가 아닌 다양성이 돼야 교실 속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권정민 / 서울여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 "모든 사람이 한 트랙을 똑같이 달리잖아요. 그게 아니라 방사형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든지 상관없는…그때가 되면 속도도 중요해지지 않아요. 1등, 2등, 3등을 나눌 수가 없어…"

어른들의 인식과 말버릇이 고스란히 교실로 대물림되는 상황. 아이들을 이렇게 만드는 어른들의 자성과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김선홍입니다.

[영상취재 김봉근 장준환]

[영상편집 최윤정]

#초등학교 #중학교 #교육 #차별 #혐오 #대학교 #개근거지 #빌라거지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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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홍(red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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