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브코프 "우크라 종전안 러·미가 마련한 초안과 완전 달라"
젤렌스키 "종전안 90% 준비", 트럼프 "지켜보겠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리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뉴스1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미국과 논의 중인 종전 협상과 관련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놨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20개 항 평화안(종전안)의 90%가 준비됐다며 종전 기대를 높였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20개 항 종전안은 러시아와 미국의 협상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며 종전 기대를 낮췄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앞서 공개한 20개 항 종전안에 대해 "이달 초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 간 회담에서 처음 마련된 초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이번 위기의 근본 원인이 되는 문제들이 적절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종 합의에 이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종전 합의는 지난 8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회담에서 설정된 조건에서 머물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합의도 성립될 수 없다"며 종전 합의 시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 시안보다 협상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며 인위적인 틀과 마감 시한은 실질적인 작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EU(유럽연합)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주로 EU에 속한 후원자들이 종전 합의를 지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무력화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종전안 협상) 최종 단계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우리의 노력과 상대방의 정치적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알래스카 회담에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영구 금지 등을 요구했고, 양국 대표단은 현재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와 미국 행정부 대표 간 접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월15일(현지시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위해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인도 방문을 계기로 진행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와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5시간 동안 회담했다며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안의) 28개 또는 27개 항목을 4개 패키지로 분할해 우리와 논의하자고 제안했는데, 실질적으로는 동일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28개 항으로 구성된 종전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지적에 우크라이나와 협상 과정에서 이를 20~21개 항목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러시아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군 규모 축소 요구를 거부하고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집단방위 조항 5조에 해당하는 안보 보장을 받는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20개 항 종전안을 공개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언론사에 보낸 메시지에서 28일경 미국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앞서 공개한 20개 항 종전안의 안전보장 문제, 전후 재건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20항 평화안의 90%가 준비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감한 사안인 돈바스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가적인 영토 양보는 국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이 동의할 경우에만 가능하고, 러시아가 원전 운영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내가 승인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그가 무엇을 가져왔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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