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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유일 '4시즌 연속 파이널A' 포항…박태하 리더십 재조명

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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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부임해 2시즌 연속 파이널A…3년 재계약

부드럽고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성적·인기 잡아



'포항은 내 운명'이라 말하는, 포항스틸러스를 사랑하는 박태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은 내 운명'이라 말하는, 포항스틸러스를 사랑하는 박태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포항 스틸러스 팬들은 걱정이 많았다. 앞서 5시즌 동안 '기동 매직' '기동 타격대' 등의 수식어와 함께 팀을 상위권으로 이끈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났기 때문이다.

스쿼드의 질적양적 수준이 빅클럽에 미치지 못하는 포항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것은 김기동 감독의 지도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안팎의 공통된 평가였다. 그런 걸출한 리더가 움직였으니 팀이 흔들릴 것을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김기동 감독의 빈자리를 채운 인물이 박태하 감독이다. 현역 시절 오로지 포항 유니폼만 입고 뛴 '원클럽맨'의 귀환은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안겼다.

포항 특유의 문화와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클럽 레전드이면서 지도자 경험도 풍부하다는 것은 장점이었다. 다만 중국 시절(옌벤 푸더, 중국 여자대표팀)을 제외하고 K리그에서 감독을 맡는 것은 처음이라 우려도 따랐다. 결과부터 말하면 기우였다.

박태하 감독의 포항은 2024년 14승11무13패의 기록으로 6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준우승과 비교하면 떨어진 순위였으나 코리아컵 우승이 아쉬움을 씻었다. 그리고 2025년에는 16승8무14패, 4위라는 더 좋은 기록으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적어도 김기동 감독이 떠날 때 안팎의 반응을 떠올리면 '기대 이상 성과'다. 최근 4시즌 연속 파이널A를 유지한 팀은 포항이 유일하다. 포항은 2025시즌 홈경기 평균 관중 1만248명을 기록해 2018년 K리그 유료 관중 집계 후 처음으로 1만명도 돌파했다.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넘치게 부드럽지만 강단 있는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기성용을 품을 때도 그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겉으로 보기에는 넘치게 부드럽지만 강단 있는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기성용을 품을 때도 그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항이라는 구단이 원래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만, 박태하 감독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다. 부드럽지만 강하다. 따뜻하면서도 단호하다"면서 "축구라는 종목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박태하 감독을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태하 감독을 직접 만나본 이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외유내강'이라는 단어가 딱 부합하는 지도자다. 어머니의 부드러움과 아버지의 넉넉함이 공존한다. 그러면서 강단이 있다. 기성용을 영입할 때 에피소드도 박태하라는 축구인의 인품을 알 수 있게 한다.

기성용이 자칫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던 상황에서 빠르게 포항행이 결정될 수 있었던 것은 박태하 감독의 의지가 컸다. 그는 "기성용 쯤 되는 선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품어야하지 않겠는가"라면서 주저 없이 영입을 진행시켰다고 한다. 이 선택은 결과까지 좋았다.


기성용은 여전히 준수한 기량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어 몫을 해냈고, 기성용 포지션에 아쉬움이 있던 포항도 적절한 퍼즐 덕분에 후반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원래는 '6개월 단발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박태하 감독과 기성용의 동행은 더 이어진다.

외유내강 박태하 감독과 함께 두 시즌 농사를 잘 지은 포항스틸러스는 따뜻하고 여유로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외유내강 박태하 감독과 함께 두 시즌 농사를 잘 지은 포항스틸러스는 따뜻하고 여유로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은 25일 "기성용과 2026시즌에도 함께한다"면서 "기성용은 정확한 킥과 시야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조율, 중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으로 선수단 중심을 잡아줬고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전했다"며 재계약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기성용은 "내가 힘들었던 시기에 박태하 감독님께서 손을 내밀어 주셨는데, 재계약으로 보답하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올해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내년에 찾아뵙고 싶다"며 재계약 소감을 전했다. 근래 축구계에 잘 볼 수 없던 훈훈한 그림이 나왔다.


포항은 시즌 중이던 10월14일 박태하 감독과 3년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2028년까지 포항스틸러스 사령탑은 '포항은 내 운명'이라 말하는 박태하 감독이다.

이런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많은 K리그 클럽들이 지도자나 단장이 바뀌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시끌시끌이다. 다른 팀들의 요란한 연말과 달리 포항스틸러스 공기는 차분하다. 두해 농사를 잘 지은 덕분에 박태하호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며 차분하게 2026년을 준비하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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