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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더 못 갚아”… 올해 개인회생 신청 13만건 역대 최대

조선비즈 이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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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사업 실패와 소득 감소 등으로 올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은 13만668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전체(12만9499건)보다 5.5% 많은 수치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5년 이후 최대치다.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2020~2022년 매년 8만건 수준이었지만, 2023년부터 12만건으로 늘며 증가 추세다.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뉴스1



법원이 개인회생을 인용한 건수는 올해 1~11월 10만5399건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1~6월 개인회생 신청자의 평균 채무액은 1억5888만원으로, 작년 전체(1억4574만원) 대비 약 9% 증가했다.

차주가 빚을 갚지 못하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신속채무조정, 개인 워크아웃과 같은 채무조정제도다. 하지만 채무조정은 신용회복지원협약에 가입된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만 대상으로 한다. 개인회생은 금융기관이 아닌 곳에서 빌린 사채도 포함된다. 개인회생이 늘었다는 것은 채무 조정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빚을 진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 사태 때 매출이 급감해 대출로 버티다 결국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가 늘었다. 소득이 많지 않은 취약 계층은 실직이나 소득 감소로 신용 불량자가 되고 있다. 한번 신용 불량자가 되면 재취업이 어려워 빚을 못 갚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서울 시내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뉴스1

서울 시내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뉴스1



서민금융진흥원의 채무 조정·개인회생 상담 사례를 보면,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는 코로나 여파로 운영하던 휴대전화 매장 5곳을 폐업한 뒤, 빚이 8000만원까지 불어나 신용 불량자가 됐다. 새로 취업해 일을 해도 통장이 압류되고 금융 거래가 불가능해 급여를 받지 못했다. 강원 원주에 사는 40대 여성 B씨도 허리를 다쳐 조리사 일을 그만둔 이후 받은 대출이 7100만원으로 늘어나 신용 불량자가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72조2000억원이다. 연체율은 1.76%로, 올해 3월 말(1.88%)보다는 낮아졌으나 장기 평균(1.41%)보다 높다.

특히 자영업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1.09%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자영업자 연체율(0.5%)의 22배 이상이다. 취약 자영업자는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3개 이상이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 점수 664점 이하 저신용자를 뜻한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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