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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성을 가리키는 지표들

이데일리 최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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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성 교수의 블록체인 Pick]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비트코인은 흔히 “부동산보다 더 부동산 같은 자산”으로 불린다. 그것도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부동산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희소성과 신뢰가 축적되는 우량한 부동산에 가깝다. 이런 특성 때문에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인내심을 가진 투자자에게 유리한 자산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에 처음 진입하려는 투자자라면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진입 시점에 따라 실현 수익률은 물론이고 이후 겪게 되는 심리적 부담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을 분석하는 일은 주식보다 복잡하다. 주식은 기업이 미래에 창출할 현금 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현재가치할인법(DCF) 같은 평가 기준이 있고, 재무제표라는 객관적 근거도 존재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발행 주체도, 현금 흐름도 없는 자산이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적정한지에 대한 분석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분석 도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공개 장부 위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다양한 온체인 지표를 통해 가격을 둘러싼 구조와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이번 글에서는 비트코인의 중·단기 방향성을 판단하는 데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지표들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제일 먼저 볼 것은 전체시장(TAM: Total Addressable Market) 대비 실제 점유율을 지표로 사용한다. TAM은 비트코인이 이론적으로 대체하거나 흡수할 수 있는 전체 시장의 크기를 의미한다. 금과 같은 가치저장 수단, 일부 채권과 부동산이 담당하던 가치 보존 기능까지 포함하면 비트코인의 TAM은 매우 크다.

중요한 것은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 수준이 아니라, 이 거대한 시장 중 비트코인이 실제 점유율을 얼마나 넓혀갈 수 있느냐이다. 예를 들면 2025년 12월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 내외로 금 시장 30조 달러 대비 약 7% 수준에 불과하다.


비트코인의 성장 가능성은 금이 차지해 온 가치저장 시장의 일부를 디지털 방식으로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과 금의 가치저장 기능의 동일성으로 볼 때 비트코인이 금 시장 일부를 잠식할 것이라고 추정해 성장 여력이 열려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TAM 기법이 성장 여력을 제시한다면, 그 여력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채워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이 Metcalfe의 법칙이다. Metcalfe의 법칙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네트워크 가치가 단순 비례가 아니라 제곱으로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이를 비트코인에 적용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단순한 투기 수요의 결과가 아니라, 사용자와 연결이 늘어나는 네트워크 확장의 함수라고 볼 수 있다.

2025년 12월 현재 상황을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Metcalfe 곡선 근처에 머물러 있고, 아직 네트워크의 급격한 변화나 과열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비트코인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중이라는 의미이며, 아직 과도한 과열 국면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네트워크 위에서 가격이 평균적인 투자자 대비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MVRV Z-스코어다. 여기에서 MV는 현재의 시가총액을 말하며 RV는 실현가치의 합계다. RV를 쉽게 설명하면 각 코인이 마지막으로 소유권이 이동한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전체 공급을 재평가해 추정한 시장 평균 원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MVRV Z-스코어는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온체인 평균 취득가 대비 얼마나 통계적으로 극단적인지를 표준편차로 측정하는 지표다.

2025년 12월 중순 현재, 비트코인의 MVRV Z-스코어는 약 1.0~1.2 수준이다. 평균 취득가를 상회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변동 범위의 상단에 위치해 있다. 과거 사이클에서 고점으로 간주되던 Z-스코어 4 이상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가격 위치는 NUPL(Net Unrealized Profit/Loss)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NUPL은 지금 시장에 남아 있는 투자자들이 전체적으로 이익 상태인지, 손실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값이 높아질수록 투자자들이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0 이하이면 대부분의 투자자가 손실 상태이고, 0~0.25는 조금 이익을 보고 있는 상태이며 0.75를 넘어서면 과열 국면으로 해석된다.


2025년 12월 현재 NUPL은 약 0.36 수준으로, 대부분의 보유자가 이익은 발생했지만 과거의 과열 국면과는 거리가 먼 안정적 이익구간에 있다. MVRV Z-스코어와 NUPL을 함께 보면, 현재 비트코인은 가격과 투자자 심리 모두에서 차분한 정상 구간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급 측의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는 Puell Multiple이 있다. Puell Multiple에서 ‘Puell’은 이 지표를 제안한 분석가 David Puell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채굴자 수익이 장기 평균 대비 몇 배 수준에 있는지를 측정한다. 채굴자는 전기료와 운영비를 감당하기 위해 가격과 무관하게 일정 부분 매도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Puell Multiple이 0.5 이하로 내려가면 바닥권, 1 전후는 중립, 3~4 이상은 과열 구간으로 해석된다. 현재 Puell Multiple은 1.0으로 중립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공급 측면에서도 과열 신호는 관측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단기적인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도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지수는 가격 변동성, 시장 모멘텀과 거래량, 소셜 미디어, 비트코인 도미넌스 등을 종합해 투자자 심리를 0에서 100까지의 숫자로 표현한다.

낮은 수치(0~24)는 극단적인 공포를 의미하고, 높은 수치(75~100)는 극단적인 탐욕을 의미한다. 중간값인 50은 균형 상태를 나타낸다. 이 지수를 통해 투자자들이 현재 시장을 얼마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2025년 12월 현재 이 지수는 15~30 수준으로, 시장 전반의 심리가 공포 국면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과열 국면과는 정반대의 환경이다.

종합해 보면, 2025년 12월 현재 비트코인은 TAM 대비 낮은 시장점유율, Metcalfe 곡선 근처의 가격, MVRV Z-스코어 1.0~1.2, NUPL 약 0.36, Puell Multiple 1.0으로 중립, 그리고 공포·탐욕 지수는 15~30수준으로 공포 구간이라는 특징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이 지표들은 각기 다른 각도에서 동일한 메시지를 전한다. 즉, 현재 비트코인은 장기 성장의 공간은 여전히 열려 있으면서도, 중·단기적으로는 과거 사이클에서 나타났던 과열 국면과는 분명한 거리를 두고 있는 차분한 정상 구간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장기적 성격을 이해하는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이러한 구조적 지표들이 말해주는 방향성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블록체인전공 석사 △공인회계사·세무사·증권분석사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블록체인전공 석사 △공인회계사·세무사·증권분석사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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