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연결될 때 더 똑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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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 문화 속에서 지능은 오랫동안 개인 고유의 소유물로 여겨져 왔다. 주변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고독한 천재’의 형상은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가 됐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핵폭탄 개발을 주도한 로버트 오펜하이머까지, 실제 역사 속 천재들의 곁에는 언제나 또 다른 천재들이 함께했다.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케임브리지대 신경과학자인 한나 크리츨로우 박사는 지능이란 언제나 ‘연결의 산물’이었다고 말한다. ‘나만의 것’에서 ‘우리의 것’으로, ‘개인의 시험 점수’에서 ‘협력의 결과’로, 저자는 지능을 이해하는 관점의 근본적인 전환을 제안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전환만이 기후위기, 자원 고갈, 팬데믹과 같은 종(種) 차원의 위기 앞에서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특히 유럽 문화권을 중심으로 평균 IQ가 1970년대 중반 출생자 이후 하락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인간 지능에 대한 이해 자체에 심각한 오해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비록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잘못된 출발점에서 효율적인 지능 향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머리를 맞댄다고 해서 언제나 더 나은 결론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회의실에서 모두가 눈치만 보다가 집단적으로 엉뚱한 결론에 도달했던 순간들, 동료와 시선이 마주치며 말없이 한숨을 내쉬던 장면들 역시 익숙하다. 저자는 팀 성과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개인의 IQ가 아니라 ‘사회적 감수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실험 연구에 따르면, 서로의 감정을 읽고 위계 없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에서 비로소 집단지능이 발휘된다. 공감이 형성될 때 참가자들의 뇌파가 실제로 동기화되며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결과도 제시된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지능의 미래는 뛰어난 개인의 탄생이 아니라, 집단지능이 작동할 수 있는 공동체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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