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첫 10조 돌파 7년 연속 1위
삼성물산도 9조 넘으며 '빅2' 체제 형성
내년도 압구정·성수 등 핵심지 정비사업 활발
올해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약 48조원이다. 지난해 27조87000억원과 비교해 20조원 넘게 늘었다. 역대 최고인 2022년 42조원도 넘어섰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도 이어진 건설 경기 침체 속에도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시장은 뜨거웠다. 10대 건설사 수주액이 48조원을 넘어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절반 가량을 가져가며 양강 체제를 형성했다. 내년에도 압구정·성수 등 서울 주요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약 48조원이다. 지난해 27조87000억원과 비교해 20조원 넘게 늘었다. 역대 최고인 2022년 42조원도 넘어섰다.
건설 경기 침체, 공사비 급등, 안전사고 등 악재 속에서도 정비사업이 올해 건설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업계에선 서울을 중심으로 입지와 사업성이 좋은 지역의 정비사업이 빠르게 추진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시 정비사업 정책이 속도 위주로 나오면서 조합설립, 인허가 등의 절차가 빨라졌다"며 "특히 올해 조 단위의 굵직한 정비사업장 시공사 선정이 몰린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약 10조500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국내 건설사 중 첫 정비사업 '10조 클럽'을 달성함과 동시에 7년 연속 수주액 1위에 올랐다. 기존 최고 수주액인 2022년 9조3000억원을 1조원 이상 초과했다.
서울 대어급 주요 사업지를 석권한 것이 주효했다. 현대건설은 2조7500억원 규모의 압구정2구역 재건축을 비롯해 개포주공6·7단지, 장위15구역 등 조 단위의 대형 프로젝트를 컨소시엄 없이 단독 수주했다.
삼성물산도 약 9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3조6400억원)는 물론 2006년 달성한 최고액 3조6600억원도 훌쩍 넘어섰다. 올 초 용산구 한남4구역을 시작으로 서초구 신반포4차, 성북구 장위8구역 등 1조원이 넘는 사업지를 여럿 수주했다. GS건설은 총 10개 단지를 수주해 약 6조3500억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이는 2022년(7조1500억원) 이후 3년 만에 다시 6조원대를 넘어선 수치다.
업계에선 앞으로 기업의 신뢰도, 이미지는 물론 이주비 지원과 금융 혜택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건설사가 수주에 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본다. /더팩트 DB |
이어 포스코이앤씨(약 6조원), HDC현대산업개발(약 4조2000억원), 대우건설(약 3조8000억원), DL이앤씨(3조7000억원), 롯데건설(약 3조4000억원), SK에코플랜트(약 1조원) 등 다른 건설사도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초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로 신규 수주를 중단하며 정비사업 수주는 1건도 없었다.
업계에선 올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회사가 10대 건설사 전체 수주액의 41%를 차지했다. 올해 전체 정비사업 규모가 커졌는데 두 회사가 대규모 사업장을 가져간 결과다.
또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이 이른바 돈 되는 사업장에만 몰렸다. 조합은 시공사 찾기가 어려워지자 애초 계획보다 공사비를 올리며 '시공사 모시기'에 나서는 등 갑을 관계가 뒤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선 앞으로 기업의 신뢰도, 이미지는 물론 이주비 지원과 금융 혜택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건설사가 수주에 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브랜드를 중요시 여기지만 시공사의 금융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는 경향도 있다"며 "젊은 조합원들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높거나 재무구조가 양호한 건설사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 시행 이후 조합들은 차별화된 금융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건설사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며 "반대로 보면 중견 건설사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규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수도권 정비사업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압구정, 성수, 여의도, 목동 등이 내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업계 1, 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수주 경쟁도 벌어질 전망이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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