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남용 4건, 자금세탁 21건
징역 15년 추가에 벌금 4.8조원
현 연립정부에도 영향 갈 듯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나집 라작(72)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국영 펀드가 개입된 수십 억 달러 규모 재판에서 추가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직권 남용 등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빼돌렸다는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은 26일(현지시간) 나집 전 총리에게 권력 남용(4건) 혐의로 15년, 자금 세탁(21건) 혐의로 5년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벌금으로 135억 링깃(약 4조8,000억 원)을 부과했다. 재판부가 두 가지 형을 동시에 집행하라고 명한 만큼 실제 추가되는 형량은 15년이며, 말레이시아 법에 따라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징역 10년이 더해진다.
나집 총리는 재임 시절(2009~2018년) 미국과 공동으로 설립한 1말레이시아개발은행(1MDB)에서 최소 45억 달러(약 6조5,000억 원) 횡령 사건에 연루됐다. 말레이시아와 미국 수사 당국은 여기서 10억 달러 이상이 나집 전 총리와 연관된 계좌로 흘러들어갔다고 결론 내렸다. 이른바 '1MDB 스캔들'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 금융 스캔들로 꼽혔으며, 재판은 무려 6년 넘게 진행됐다.
징역 15년 추가에 벌금 4.8조원
현 연립정부에도 영향 갈 듯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지난해 10월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 재판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나집 라작(72)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국영 펀드가 개입된 수십 억 달러 규모 재판에서 추가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직권 남용 등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빼돌렸다는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은 26일(현지시간) 나집 전 총리에게 권력 남용(4건) 혐의로 15년, 자금 세탁(21건) 혐의로 5년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벌금으로 135억 링깃(약 4조8,000억 원)을 부과했다. 재판부가 두 가지 형을 동시에 집행하라고 명한 만큼 실제 추가되는 형량은 15년이며, 말레이시아 법에 따라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징역 10년이 더해진다.
나집 총리는 재임 시절(2009~2018년) 미국과 공동으로 설립한 1말레이시아개발은행(1MDB)에서 최소 45억 달러(약 6조5,000억 원) 횡령 사건에 연루됐다. 말레이시아와 미국 수사 당국은 여기서 10억 달러 이상이 나집 전 총리와 연관된 계좌로 흘러들어갔다고 결론 내렸다. 이른바 '1MDB 스캔들'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 금융 스캔들로 꼽혔으며, 재판은 무려 6년 넘게 진행됐다.
콜린 로렌스 세케라 판사는 판결문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가 마녀사냥이자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그가 1MBD에서 가졌던 광범위한 권한을 남용했다는 냉혹하고 명백하며 반박할 수 없는 증거에 의해 반박된다"고 설명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 지지자들이 26일 푸트라자야에 위치한 항소법원과 연방법원 앞에서 나집 총리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꺼내보이고 있다. 푸트라자야=AFP 연합뉴스 |
이미 나집 전 총리는 2020년 1MDB 자금 약 990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말레이시아 대법원으로부터 12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형량이 6년으로 감형되면서 내년 출소 가능성이 높았다.
나집 전 총리는 범행을 부인하며 현재 도피 중인 말레이시아 금융업자 조 로우에게 속았다고 주장했다. 로우와 다른 1MDB 관계자들이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자금이 사우디 왕실 기부금이라 믿도록 자신을 속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케라 판사는 해당 주장에 대해 "믿기 어렵다"고 단언하며, 그가 로우와 분명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증거들을 제시했다.
1MDB 스캔들은 60년간 정권을 잡고 있던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이 2018년 실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UMNO는 안와르 이브라힘 현 총리가 이끌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에 연합 형태로 참여하고 있는데, 여전히 나집 전 총리를 따르는 세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판결은 이브라힘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합 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며 "정치적 파장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