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12월26일 20시0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라포랩스의 SK스토아 인수가 계약 단계까지 마무리됐지만, 거래의 성패는 인수 이후 재무 부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쇼핑 업계 1위 사업자를 품는 이례적 거래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인수 자금 조달 구조와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그리고 노조 반발이 맞물리며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는 지난 24일 SK텔레콤과 SK스토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약 1100억원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것은 2007년 이후 약 18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거래 성사 자체보다 인수 주체의 체력에 더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라포랩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711억원으로, 같은 기간 3023억원을 기록한 SK스토아의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라포랩스는 아직 연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고 누적 결손금도 상당한 상태다. 반면 SK스토아는 최근 수년간 흑자 기조를 유지해 왔다.
라포랩스는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650억원과 벤처캐피털(VC) 신규 투자 700억원을 기반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VC 투자금 540억원은 이미 확보된 상태로 전해진다. 다만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투자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인수 이후 추가 투자나 운영자금 부담이 발생할 경우 재무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재무 구조에 대한 우려는 노조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SK스토아 노조는 이번 매각이 재무적으로 취약한 인수자에 의한 무리한 거래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조는 라포랩스의 누적 적자 규모를 언급하며, 인수 이후 고용 안정과 협력업체 거래 유지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노조는 인수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 절감 압박을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홈쇼핑 사업은 송출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구조인 만큼, 수익성 개선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나 거래 조건 조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라포랩스는 이에 대해 SK스토아를 별도 법인으로 유지하고 독립 경영 체제를 가져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인수는 고려하지 않았으며, 필요 시 추가 채용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 측은 구두 설명 수준을 넘어 제도적·계약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수를 마무리하려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 역시 통과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승인 과정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시청자 권익 보호뿐 아니라 새 대주주의 재정적 능력과 지속 경영 가능성, 조직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승인 심사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SK스토아는 내년 4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데이터홈쇼핑 사업권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데이터홈쇼핑 채널은 5년 주기로 수수료율과 공적 투자 이행 여부, 사업 운영 실적 등을 평가받아 재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대주주 변경 승인과는 별개의 절차지만, 두 심사 일정이 맞물릴 경우 재무 안정성과 노사 안정성에 대한 검증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