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업 철수 결정에 계약 물량의 96% 해지
전용 라인 없는 단순 공급…"재무 타격 없어"
ESS 중심 전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포드에 이어 독일 프로이덴베르크사의 미국 배터리 법인(FBPS)과의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9일 만에 무려 13조5,000억 원의 수주 잔고가 사라졌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FBPS 철수에 따라 약 3조9,000억 원 규모 배터리 모듈 잔여 물량 공급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7일 미국 포드와 9조6,000억 원짜리 계약을 해지했는데, 불과 열흘 새 또 터진 악재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시 세액 공제 혜택을 없앤 영향이 순차적으로 가시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FBPS와 상호 협의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한 금액은 이날 환율 기준 약 3조9,217억 원이다. 해지 물량은 전체 계약액(27억9,500만 달러) 중 이미 이행된 물량(1억1,000만 달러)을 제외한 잔여분인데, 전체 계약 규모의 약 96%다. 최종 금액은 추후 실사와 환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전용 라인 없는 단순 공급…"재무 타격 없어"
ESS 중심 전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배터리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포드에 이어 독일 프로이덴베르크사의 미국 배터리 법인(FBPS)과의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9일 만에 무려 13조5,000억 원의 수주 잔고가 사라졌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FBPS 철수에 따라 약 3조9,000억 원 규모 배터리 모듈 잔여 물량 공급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7일 미국 포드와 9조6,000억 원짜리 계약을 해지했는데, 불과 열흘 새 또 터진 악재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시 세액 공제 혜택을 없앤 영향이 순차적으로 가시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FBPS와 상호 협의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한 금액은 이날 환율 기준 약 3조9,217억 원이다. 해지 물량은 전체 계약액(27억9,500만 달러) 중 이미 이행된 물량(1억1,000만 달러)을 제외한 잔여분인데, 전체 계약 규모의 약 96%다. 최종 금액은 추후 실사와 환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월 FBPS와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FBPS는 북미 주요 상용차 업체에 배터리 팩 판매를 위해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 기가 팩토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바뀌면서 미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잇단 대규모 계약 해지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건은 수주 잔고 감소 외에 재무적 타격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용 설비 투자나 맞춤형 연구개발(R&D) 비용 투입 없이 기존 생산 라인에서 제작 가능한 '표준화된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이었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불확실한 고객사를 정리하고 더 탄탄한 수요처를 발굴할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FBPS의 제품을 받아 전기버스를 생산해 온 최종 고객은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시장이 회복되면 우선적인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배터리 업계는 최근 잇단 합작 철회, 계약 취소 등으로 바짝 긴장했지만 한편에서는 이를 '선택과 집중'의 시기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수주 잔고 유지에 집착하기보다 수익성 있는 포트폴리오로의 재편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성장이 둔화된 전기차 시장보다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미국 미시간 공장을 ESS용으로 전환, 계획보다 1년 앞당긴 지난 6월부터 조기 양산에 들어갔다. 또 폴란드와 캐나다 합작공장 라인도 ESS용으로 변경해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안정성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생산능력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ESS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자원을 집중해 견고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