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함정, 또 필리핀 수출…8500억 원 규모 해군 호위함 2척 수주

3200톤급 호위함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야드 전경. HD현대 제공

방위사업청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필리핀 국방부와 5억7,800만 달러(약 8,500억 원) 규모의 '필리핀 해군 호위함 2차 획득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방사청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필리핀 해군 현대화 계획의 주요 사업으로,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3,200톤급 최신형 호위함 2척을 2029년까지 필리핀 해군에 인도하게 된다. 동남아시아 내 한국의 주요 방산 협력국으로 꼽히는 필리핀은 앞서 FA-50 경공격기 2차례 계약을 비롯해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을 잇달아 도입하며 사실상 한국산 무기를 군의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필리핀이 지난 2009년 체결한 '한-필 특정 방산 물자 조달을 위한 시행약정'을 통해 한국 업체와 필리핀 국방부 간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이번 수주는 한국 정부의 세일즈 외교와 방산 기업의 기술력·노력이 결집된 사례로 꼽힌다. 정부는 필리핀 국방부·외교부 등과의 고위급 면담부터 방산군수공동위원회,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등 각종 계기를 통해 이번 사업을 지원했다. 특히 지난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한-필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양국의 우호적인 방산 협력 관계에 대해 서로 깊은 감사를 표했고, 향후에도 지속적인 안보 파트너로서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HD현대중공업은 첫 수주 이후 단순한 함정 수출을 넘어 후속 군수지원과 교육 훈련을 통해, 현지 인력 양성 등 포괄적인 협력을 지속하며 필리핀 해군의 신뢰를 얻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호위함 2차 사업 계약은 필리핀 정부가 우리 방산에 대해 보여준 변함 없는 신뢰의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동남아의 핵심 방산 협력국인 필리핀과 함정 분야 인력·기술 협력과 해양안보 협력으로 나아가는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