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차익 실현에 나선 사이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들이 동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연말 산타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지수 조정 국면에서 개인의 매도 물량을 외국인과 기관이 흡수하는 구도가 이어지며 시장 관심도 다시 반도체 대형주로 쏠리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코스피에서 19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왔고 외국인 역시 22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보를 보였다. 19~26일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만 각각 3조 4041억 원, 3조 6208억 원에 이른다. 반면 개인은 같은 기간 7조 25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해당 기간 3.38% 상승하며 반등 모멘텀(상승 여력)을 확보했다.
지수 조정 과정에서 개인들의 매물이 대거 쏟아진 가운데 이를 기관과 외국인이 상당 부분 받아낸 셈이다. 특히 이달 초중반까지 시장을 짓눌렀던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글로벌 변동성이 다소 진정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내년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한산한 거래량 속에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겠지만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 예탁금이 80조 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대형주 쏠림 현상이 분명하다. 기관은 19~26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005930)(1조 3746억 원), SK하이닉스(000660)(1조 3131억 원), 삼성전자우(005935)(857억 원), SK스퀘어(402340)(813억 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역시 삼성전자(1조 9877억 원), SK하이닉스(1조 4515억 원), 삼성전자우(1224억 원), 카카오(035720)(941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3조 3483억 원), SK하이닉스(-2조 7521억 원), 삼성전자우(-2090억 원) 순으로 순매도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 기대감이 커질 경우 외국인 수급 부담이 완화되며 대형주 중심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은 이달 31일 공개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주목하고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회의록을 통해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단서가 확인되고 단기국채 매입이나 양적긴축(QT) 종료 논의가 부각될 경우 내년 유동성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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