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임신영] 아기의 머리 모양이 한쪽만 납작하거나, 뒤통수가 전체적으로 평평해 보이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크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자세 때문이겠지" 하고 조금 더 지켜보자는 선택을 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지켜보기’가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치는 흔한 이유가 된다는 점입니다. 사두증과 단두증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질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모든 아이에서 자연 교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교정이 가능한 시기를 놓치면 이후에는 교정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 사두증과 단두증이란 무엇인가요?
사두증과 단두증은 두개골이 외부 압력이나 성장 불균형으로 인해 납작하게 변형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 사두증과 단두증이란 무엇인가요?
사두증과 단두증은 두개골이 외부 압력이나 성장 불균형으로 인해 납작하게 변형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 사두증: 머리의 앞이나 뒤가 좌우 중 한쪽만 납작해진 경우
· 단두증: 양쪽 뒤통수가 모두 납작해져 머리가 좌우로 넓어 보이는 경우
이 외에도 머리가 앞뒤로 길쭉해지는 장두, 이마가 뾰족해 보이는 콘 헤드(cone head)와 같은 형태가 있으나, 실제 임상에서 보호자께서 가장 흔히 접하게 되는 유형은 사두증과 단두증입니다.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두증과 단두증, 장두증의 차이. ⓒ임신영 |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두증과 단두증, 장두증의 차이. ⓒ임신영 |
◇ "크면 괜찮아진다"는 말, 언제는 맞고 언제는 아닐까요?
모든 납작 머리가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단순 경과 관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머리 비대칭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 아기가 한쪽 방향으로만 고개를 두고 자려는 경우
· 얼굴이나 귀 위치의 비대칭이 함께 관찰되는 경우
이러한 상황에서는 "조금 더 크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말이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치게 만드는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 사경과 사두증·단두증의 관계
아기가 고개를 한쪽으로만 돌리는 모습을 보이면, 보호자께서는 단순한 자세 문제로 생각하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는 출산 과정이나 태아기, 혹은 출생 직후에 아기의 목 근육에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돌아가는 '사경’이 있는 경우, 누워 있는 동안에도 한쪽 방향으로만 머리를 두게 되어 특정 부위에 압력이 집중되며 사두증이나 단두증이 동반되기 쉽습니다.
사경과 사두증이 반드시 항상 함께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임상적으로는 두 질환이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사경이 있으면 아기가 한쪽 방향만을 지속적으로 선호하게 되고, 그 결과 같은 부위가 반복적으로 눌리면서 두상 변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두증이나 단두증을 계기로 병원을 방문하였다가 그 원인이 사경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두 질환은 함께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두개골 조기 유합증은 반드시 감별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두증과 단두증은 뇌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드물게는 '두개골 조기 유합증’과 같은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아기의 두개골에는 성장판 역할을 하는 봉합선이 있으며, 이 봉합선이 정상보다 이르게 닫히는 경우 머리가 특정 방향으로 자라지 못하게 됩니다.
· 이마 한쪽이 유난히 납작해 보이는 경우
· 눈이나 얼굴의 비대칭이 뚜렷한 경우
· 머리가 특정 방향으로만 자라는 양상이 관찰되는 경우
이러한 소견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 진료를 통해 정확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관상봉합선 조기유합과 람다형 봉합성 조기유합 비교. ⓒ임신영 |
◇ 치료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기의 두개골은 생후 6개월 이전에 가장 말랑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가 교정 치료의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자세 교정과 터미 타임
깨어 있는 시간에는 엎드려 노는 시간(터미 타임)을 충분히 제공하고, 잠잘 때는 머리 방향을 자주 바꿔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깨어 있는 시간에는 업드려 노는 시간인 터미타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임신영 |
두상 교정모(헬멧) 치료
두개골 조기 유합증이 없는 경우, 중등도 이상의 사두증이나 단두증에서는 두상 교정모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생후 6개월 이전에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으며, 뇌 발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상교 교정모의 원리: 성장 제어와 성장 유도. ⓒ임신영 |
◇ 보호자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
사두증과 단두증에서 흔한 실수는 "조금 더 지켜보자"는 선택입니다. 아기의 머리는 말랑한 반죽과 같아, 초기에 개입할수록 모양 교정이 용이합니다.
· 납작한 머리 모양이 걱정된다면 생후 3개월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 망설여질 때에는 전문가의 진료를 한 번 받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보호자님의 작은 결단이 아이의 평생 머리 모양과 균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임신영재활의학과의원 사경사두·발달센터 원장으로 일하는 칼럼니스트 임신영. ⓒ임신영 |
*칼럼니스트 임신영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의학석사와 의학박사를 마친 재활의학과 전문의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하며 소아 재활과 발달의학 분야의 교육·연구·진료를 이어왔고, 2004년 국내 최초로 아주대학교병원 사경센터를 개설해 센터장을 역임했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소아재활센터와 워싱턴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해외 연수 및 연구를 수행했으며, 임상유전학 인증의이자 소아재활의학 인증의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임신영재활의학과의원 사경사두·발달센터 원장으로 일하며, 유튜브 채널 '우리아이 발달센터’를 통해 부모들에게 영유아 발달에 대한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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