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김병기 논란’ “대통령실·여권 균열 표면화되는 것”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도봉구에서 가로청소 봉사활동을 앞두고 환경공무관 근무복으로 환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옛 보좌진의 특혜·의전 갑질 폭로로 궁지에 몰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 “대통령실과 당대표, 원내대표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표면화되는 것”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도봉구 자원순환센터에서 환경미화 봉사활동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상대 당의 내부 문제에 대해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김병기 원내대표와 보좌진 간의 폭로전이라기보다는 더 큰 그림에서 대통령실과 당대표, 원내대표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균열이 있는 것이고, 그것이 보이지 않게 표면화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와 옛 보좌직원들의 진흙탕 폭로전의 배후에 김 원내대표와 몇 차례 갈등을 빚었던 정청래 대표나 대통령실이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장 대표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김 원내대표가 대한항공으로부터 고액 숙박권을 제공받은 것을 비판하는 논평을 한 차례 낸 뒤 24일부터 이틀간은 추가 논란에도 침묵해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김병기 원내대표 문제는 민주당 당내 헤게모니 싸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명청(이재명-정청래)대전 대리전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했다.

그러자 장동혁 지도부의 발언과 주장에 사사건건 비판해온 한동훈 전 대표가 참지못하고 한마디를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원내대표의 뇌물, 갑질’은 민주당 ‘내부 권력다툼’이 아니라 ‘권력비리’”라며 “김 원내대표는 즉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했다. 지난 24일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에 대해 “노고가 많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가 이틀 만에 장 대표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이 문제와 관련해 이슈 파이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일단 (김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 국회의원직 사퇴도 고민해야 될 시점 아닌가”라며 “이해관계가 있는 상임위에서 활동하면서 해당 기업으로부터 편익을 제공받았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국민의 상식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문제의 핵심은 국회의원 김병기의 비리와 갑질이다. 뇌물이고, 청탁금지법 위반이며, 협박이자, 직권남용”이라며 “국회 의정활동 내내 이런 범죄 행태는 반복됐을 것이다.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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