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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에서 인간으로 [신간]

매경이코노미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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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진단한 초저출산 시대의 처방전


이철희 지음/ 위즈덤하우스/ 2만3000원

이철희 지음/ 위즈덤하우스/ 2만3000원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2명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최하위다. 지난 10여년간 초저출산 문제는 뉴스와 각종 매체에서 수없이 다뤄졌다. 국민 대부분은 이 문제를 이미 충분히 안다고 여긴다. 그러나 정작 출산율 하락의 원인을 실증적으로 규명한 연구는 드물다.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경우도 적지 않다.

저출산 문제 전문가이자, 30년 이상 인구경제학을 연구해 온 이철희 서울대 교수가 책 ‘인구에서 인간으로’를 통해 초저출산 문제 해결책을 제안한다.

저자는 2009년부터 여성인구 규모, 결혼한 여성의 비율, 연령별·자녀 수별 출산율 등을 꼼꼼히 추적했다. 그 결과 네 가지 핵심 사실을 파악했다. 첫째, 만혼과 비혼 증가로 결혼한 여성 비율이 줄어든 것이 1990년대 초 이후 일관된 출생아 수 감소 요인이었다. 둘째, 결혼한 여성의 출산율 하락이 중·단기적 출생아 수 변동을 초래했다. 셋째, 특히 무자녀 부부의 증가로 출산율이 하락한 게 전체 출산율을 끌어내린 핵심 요인이었다. 넷째, 2012~2023년 출생아 수 급감은 이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책은 총 4부에 걸쳐 한국 출산율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다룬다. 1부에서는 출생아 수 감소를 둘러싼 이견과 갈등을 정리하고 선진국의 보편적 경험과 한국의 특수성을 비교한다. 2부는 저출산의 원인을 인구학적·경제적·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분석한다. 교육비와 주거비 부담, 일자리 질 저하, 노동시장 경쟁 과열이 어떻게 출산 기피로 이어지는지 설명한다. 여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직면하는 출산 페널티, 세대 간 격차, 지역 불균형 문제도 조명한다. 3부에서는 지난 20년간의 저출산 대책을 평가한다. 기존 정책이 왜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제언한다. 4부는 아이가 줄어드는 사회의 미래를 전망한다. 분만실이 사라지고 학교가 문을 닫는 현실, 소수가 된 아이들의 이익을 대변할 정치적 주체가 약화되는 미래를 그린다.

저자는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출생아 수가 2072년까지 16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2024년의 3분의 2 수준이다.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났던 1971년과 비교하면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아이들은 더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정당한 기회조차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표피적인 정책을 넘어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불평등과 경쟁을 완화하려는 본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1호 (2026.01.01~01.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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