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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 현장 파고든 AI, 효율은 올랐지만 이용자 신뢰는 '과제'

디지털데일리 이학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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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게임 개발 현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게임사들이 개발 효율과 비용 절감을 목표로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기술적 진보가 가져온 효율이 창작의 진정성이라는 장벽에 부딪히면서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인디 게임 어워드(IGA)' 주최 측은 지난 21일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이하 33원정대)'에 수여했던 '올해의 게임상'과 '올해의 데뷔 게임상'을 취소했다. 주최 측이 후보 등록 단계부터 개발사에 생성형 AI 미사용 서약을 필수로 요구했으나, 33원정대 개발 과정에서 AI 아트를 일부 활용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개발사 측은 해당 리소스가 패치로 제거됐다고 설명했으나, 주최 측은 게임의 완성도와 별개로 순수 창작을 지향하는 인디 게임계의 철학과 배치된다며 수상 결정을 철회했다.

33원정대는 앞서 글로벌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 2025'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게임상(GOTY)'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9관왕에 오르며 올해 최고의 흥행작 중 하나로 꼽혔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수상 취소 사태로 글로벌 게임업계 전반에서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AI 활용이 결과물에 드러나는 순간 게임성보다 창작과 신뢰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글로벌 인기 슈팅 게임 시리즈 '콜오브듀티'의 최신작 '콜오브듀티: 블랙옵스7'는 게임 내 AI 이미지 사용으로 논란을 겪었다. 넥슨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인기작 '아크 레이더스'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음성을 게임 내 도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았다.

반면 크래프톤은 'AI 퍼스트' 전략으로 사내 기술 활용을 독려하고, 산하 스튜디오인 렐루게임즈를 통해 AI 중심의 게임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마법소녀 루루핑', '언커버 더 스모킹 건' 등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으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는 강화학습과 소형언어모델(SLM) 기반 신작 '미메시스'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선보여 출시 50일 만에 누적 판매 100만장을 돌파했다.


생성형 AI 도입이 게임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스팀DB에 따르면 올해 스팀 출시 게임은 26일 기준 1만9795개로 지난 2023년 1만4104개와 2024년 1만8549개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개발 효율화로 개발 기간이 단축되면서 신작 출시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이용자들의 심리적 장벽은 여전하다. 일본 게임 전문 매체 게임에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6%가 기대감을 나타낸 반면, 중립(약 18%)이거나 부정적(약 16%)이라는 응답도 약 34%에 달했다.

특히 창작의 핵심 영역에서는 저항감이 두드러졌다. '게임 내 스토리·시나리오 자동 생성'에는 52%, '게임 내 음성 생성'에는 55%가 부정적이라 답했다. '디버깅 및 밸런스 조정 등 개발 지원'·'자동 3D 모델 및 지형 생성'·'이용자 생성 콘텐츠 제작 지원' 등의 부문에는 75%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국내 이용자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지난 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5014명 중 약 70%가 AI 기술이 게임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답했다.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8.2%에 그쳤다. 기대 영역도 'NPC 행동·대화 설정' 23.5%, '이용자 성향 분석 기반 맞춤 콘텐츠 추천' 22.8% 순으로 높았다. 반면 '퀘스트·스토리 자동 생성'은 1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업계에서는 AI 도입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이용자 신뢰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발 과정에서 AI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는지 투명하게 알리고 저작권·데이터 출처 등 논란 소지가 있는 지점을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장기적인 신뢰를 쌓는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개발비가 적게 드는 AI 기반 콘텐츠에 기존과 같은 값을 지불하는 데 심리적 저항을 느낀다"며 "AI를 단순 효율화 수단으로만 사용하면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AI를 플레이 경험으로 전환해 새로운 재미를 제시할 때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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