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성탄 도발…‘핵무기 탑재 잠수함’ 선보여

8700t급 핵동력 잠수함 시찰
미 핵잠 부산 입항에도 ‘상응 조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SSN) 추진에 대해 “반드시 대응해야 할 안전 위협”이라고 주장했다고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한미가 핵잠 건조를 위한 별도 협정 추진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을 공개하면서 동북아 안보 지형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 사업’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다만 시찰 시점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한국의 핵잠 추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의 청탁으로 워싱턴과 합의된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은 조선반도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해상 주권을 침해하는 공격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들이 우리의 전략적 주권 안전을 건드릴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공개된 ‘북한판 SSBN’은 지난 3월 첫 공개 당시 선체 일부만 노출했던 것과 달리 약 9개월 만에 거의 완성된 선체 모습을 드러냈다. 해당 잠수함은 미 해군의 주력 잠수함인 버지니아급 핵잠수함(SSN·7900t)보다 큰 규모로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0기를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SSN 건조를 추진하는 점을 명분 삼아 북한이 핵무장을 전제로 한 SSBN 개발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하루 동안 전략핵잠 공개와 함께 지대공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고 미국을 겨냥한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언급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미 핵잠수함 ‘그린빌함’의 부산 입항을 두고 “핵보유국들 사이의 상호 견제 원리에 따라 상응한 대응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 미사일총국은 김 위원장 참관 아래 ‘북한판 사드(THAAD)’로 불리는 신형 고공 장거리 반항공미사일 체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절대적 안전을 담보하는 핵방패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새로 건조 중인 핵잠을 “핵전쟁 억제력의 중대한 구성 요소”라고 규정했다.

한편, 내년 북·미 및 남북 대화 재개를 추진 중인 대통령실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반발이 한국의 핵잠 개발 추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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