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후 열린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6/뉴스1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호텔 숙박권 수수 및 가족 특혜 논란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어제(25일) 김 원내대표가 내게 전화를 해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송구하단 취지의 말을 했다”며 “그리고 며칠 뒤 본인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가 김 원내대표 관련 논란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원내대표 의혹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민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단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또 “며칠 뒤 원내대표가 정리된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니 저는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원내대표라는 자리는 실로 막중한 자리”라며 “당원과 국회의원들이 뽑은 선출직이다. 그래서 본인도 아마 고심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김 원내대표에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경우)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거나 그런 것부터 시작하지 않겠나. 거취 표명까지 갈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또 다른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민심의 흐름이 크게 어떻게 갈지 이런 것들을 살펴보며 그 입장 발표의 내용과 수위를 정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향후 추가 폭로나 여론 흐름에 따라 김 원내대표가 사퇴 등 입장을 결정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다만 원내 핵심 관계자는 “사퇴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 측은 김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뒷담화’를 한 보좌진 6명을 직권면직하면서 각종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면직된 보좌진들이 과거 업무 과정에서 주고받은 연락 등을 언론에 제보하는 방법으로 의혹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와 관련해선 올해 6월 아들 국정원 취업 청탁 의혹에 이어 9월에는 아들 숭실대 편입 과정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이달 들어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 보임 당시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무삭 이용 의혹, 대한한공의 부인·며느리 의전 특혜 의혹,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등이 연달아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 최근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는 동일 인물, 과거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 직원으로 추정된다”며 전 보좌진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캡처본을 공개했다. 이에 전 보좌진 측은 “김 원내대표가 통신비밀보호법,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했다”며 그를 고소했다고 밝힌 상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