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기자]
퇴근길의 표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바쁜 걸음, 빠른 신호, 익숙한 건물들. 그 반복되는 장면 한가운데, 예상하지 못한 빛이 시선을 붙잡는다.
대전도시공사는 연말연시를 맞아 공사 정문 앞에 성탄 트리를 세우고 시민에게 개방했다. 별도의 행사나 안내 없이, 사람들이 오가는 원도심 한복판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대전도시공사 본사 정문 앞에 설치된 성탄 트리가 겨울 저녁 원도심의 분위기를 밝히고 있다. 과하지 않은 장식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지며, 시민들이 잠시 머물러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퇴근길의 표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바쁜 걸음, 빠른 신호, 익숙한 건물들. 그 반복되는 장면 한가운데, 예상하지 못한 빛이 시선을 붙잡는다.
대전도시공사는 연말연시를 맞아 공사 정문 앞에 성탄 트리를 세우고 시민에게 개방했다. 별도의 행사나 안내 없이, 사람들이 오가는 원도심 한복판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이번 트리는 눈길을 끌기보다는 원도심의 풍경 속에 스며드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조명은 밤이 깊어질수록 주변을 은은하게 비추며, 회색빛 건물 사이에서 다른 결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늦은 시간 귀가하는 시민에게는 잠깐 숨을 고를 수 있는 여백으로 작동한다.
도시공사는 트리 주변을 제한 없이 열어뒀다. 지나던 길에 잠시 멈춰 서거나, 하루의 끝을 기록하고 싶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머물 수 있다. 공공시설 앞 공간을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머무를 수 있는 장소'로 바라본 선택이다.
이 성탄 트리는 2026년 1월 31일까지 원도심의 밤을 함께 밝힌다. 특정 날짜에만 주목받고 사라지는 장식이 아니라, 겨울 내내 시민의 동선 속에 놓인 배경으로 남는다.
도시의 분위기는 큰 이벤트보다 이런 작은 장면에서 바뀐다. 대전도시공사가 켜 둔 불빛은 연말의 원도심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잠시 시선을 낮추고 주변을 둘러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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