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착취는 방치하며 고액 수수료만 챙겨
미국이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발급하는 J-1비자가 ‘현대판 노예제’처럼 악용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비자 발급 대행업체(스폰서)들이 수수료만 챙기고 열악한 노동 조건과 인권 침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국 J-1 비자는 학생, 교수, 연구원, 인턴 등 다양한 직군이 문화 및 교육 교류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자로, 체류 기간은 수개월에서 최장 7년까지 다양하다. 미국 국무부 승인을 받은 대행업체를 통해 DS-2019 서류를 받아야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120곳이 넘는 대행업체가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약 15만 명이 미국에 입국한다.
하지만 NYT는 “일부 대행업체들이 J-1비자를 빌미로 외국 학생이나 연수생에게 고액의 수수료를 챙긴 뒤 열악한 노동에 내몰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이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발급하는 J-1비자가 ‘현대판 노예제’처럼 악용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비자 발급 대행업체(스폰서)들이 수수료만 챙기고 열악한 노동 조건과 인권 침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국 J-1 비자는 학생, 교수, 연구원, 인턴 등 다양한 직군이 문화 및 교육 교류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자로, 체류 기간은 수개월에서 최장 7년까지 다양하다. 미국 국무부 승인을 받은 대행업체를 통해 DS-2019 서류를 받아야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120곳이 넘는 대행업체가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약 15만 명이 미국에 입국한다.
하지만 NYT는 “일부 대행업체들이 J-1비자를 빌미로 외국 학생이나 연수생에게 고액의 수수료를 챙긴 뒤 열악한 노동에 내몰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한국 대학생 강모씨는 지난 2023년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약속하는 홍보자료를 읽고 ‘J-1비자 익스체인지’라는 업체에 약 5,000달러(약 700만 원)를 지불한 뒤 미국에 왔다. 그러나 그는 인디애나주의 한 제철소로 파견돼 정화조 청소 업무를 강요받았다. 강씨가 문제를 제기했지만 업체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고, 결국 그는 해고됐다.
독일 출신 농업공학과 학생 리앤더 바이그도 지난해 오클라호마의 한 농장에서 트럭 수리를 하다 타이어가 터져 두개골이 함몰됐다. 그는 NYT에 “스폰서를 믿었지만 우리는 그저 값싼 노동력일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외에 2019년 미국 네브래스카 돼지농장에서 하루 12시간 노동에 시달린 사례, 2018년 뉴욕 한 산업용 온실에서 일하다 성희롱을 당한 사례도 확인됐다.
대행업체는 지원자들에게 안전한 일자리를 연결하고 신변을 보장할 책임을 갖지만, 현실은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행업체인 ‘전 세계 국제학생교류재단’(WISE)은 2023년까지 매년 3,300명 이상의 지원자를 모집해 490만 달러를 챙겼다. 다른 대행업체는 대표의 아내, 딸, 사위까지 직원 명부에 올려 2년간 100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 아예 별도의 보험회사를 세워 참가자에게 월 100달러의 보험료를 받은 대행업체도 있었다.
NYT는 허술한 관리감독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J-1비자가 사실상 ‘외국인 노동 비자’처럼 활용되는데, 다른 노동 비자와 달리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NYT는 “업체들은 비자 발급 수수료 책정부터 고용주 선정과 감독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재량껏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 2000년과 2012년 조사를 통해 일부 대행업체들이 돈벌이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부 상황은 통제 불능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나 국무부가 추진한 수수료 금지 및 상한제 도입 추진은 대행업체들의 정치권 로비로 무산됐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